여행 모드 1(가는 날)

중국 심천 여행

by 서순오

곧 울 외손녀 돌이다. 외손녀의 탄생을 기다리며 그림책 <탄생>을 냈고, 제 돌잔치를 하러 왔다. 울 딸이 심천에 살고 있어서 울 남편이랑 둘이서 남방항공 비행기를 타고 인천공항에서 심천공항으로 왔다.


비행기 예약은 우리 딸이 벌써 한 달 전에 했는데, 오가는 날짜와 시간, 좌석까지 다 지정해 주었다. 하나하나 나한테 물어보고 결정했다. 섬세하고 꼼꼼한 걸 보면 언제나 우리 딸이 꼭 엄마 같다.


5월 초는 연휴가 길어 4월 마지막 날이긴 해도 혹시 수하물 부치고 수속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릴 수도 있을 듯하여 집에서 일찍 나왔다. 그랬더니 발권을 시작하는 3시간 전 보다도 더 일찍 도착했다. 공항버스도 막히지 않고 달려서 수원에서 인천공항 제1터미널까지 약 1시간 15분 정도 걸린 것 같다.


시간을 기다려 발권을 하고 수하물 두 개를 부쳤다. 연휴전날이라 그런지 한가하다. 수하물은 울 외손녀 동화책과 옷과 양말 등 미리 장을 본 것들이다.


점심때가 다가오므로 울 남편과 둘이서 집에서 싸 온 김밥과 계란 전을 꺼내 먹는다. 지난번에 보니까 어디 들어가서 밥 사 먹는 게 마땅찮아서 집에서 준비를 해온 것이다. 울 남편은 좀 대식가라서 식당에서 주는 음식 양이 항상 조금 부족한 상태이다. 특히나 공항에서 파는 음식은 더 그렇기 때문에 충분히 먹기 위해서는 집에서 마련해 오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남방항공 비행기는 바다 위를 조금 낮게 날아서 운행하는 비행기인 모양이다. 나는 창가 쪽에 앉아서 창밖 내다보는 걸 좋아해서 창가 쪽 자리를 정하라고 했는데, 글쎄, 우리 남편이 먼저 들어가서 자리를 딱 차지했다. 롱다리라 가운데 자리는 다리가 불편해서 안 된다나 뭐라나 그런다. 비행기가 하늘을 날아가는 동안 바다 풍경이 그림처럼 펼쳐지는데 하나도 못 봐서 아쉽다. 그래도 남편 옆으로 밖을 내다보려는데, 하필 우리 앉은 자리가 비행기 날개가 있는 부분이다. '남방항공'이라고 크게 글씨가 써진 날개가 바다풍경을 모두 가려버린다. 내 여행은 거의 반 정도가 비행기 안에서 보는 풍경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그저 아쉽기만 하다. 그렇지만 돌아갈 때는 꼭 창가자리에 앉아야겠다.


기내식은 밥과 치킨 두 종류인데, 울 남편은 밥. 나는 치킨을 먹는다. 오렌지 주스 한 잔, 배가 너무 부르다. 나는 항상 기내식이 너무 맛있다. 어느 나라에 가든 무어든 다 맛이 있다. 또 어디에서나 잘 잔다. 좋은 호텔도 덜 좋은 숙소도 누우면 꿀잠을 잔다. 또 아무리 많이 걸어 다녀도 피곤하지가 않다. 집으로 돌아와도 여독도 없다. 그러니 나는 딱 여행체질인 거다.


약 4시간 후 심천공항에 도착한다. 좁은 자리에 오래 앉아 있어서 허리가 약간 배겼지만 툴툴 털고 일어선다. 수하물 두 개를 찾고 입국서류 작성하고 나가니 울 딸과 사위가 심천공항에서 기다리고 있다. 울 딸 한번 안아보고 사위와 인사하니 울 사위가 수하물 짐을 넘겨 받는다.


울 딸 부부가 아직 저녁식사 전이라 배가 고프다고 해서 공항 내에서 간단하게 면종류를 먹고 가기로 한다. 사실 우리는 기내식이 오후 4시 정도에 나와서 점심 겸 저녁을 먹은 상태라 배가 그리 고프지는 않았다. 그래도 울 남편은 또 먹는다. 나는 따로 안 시키고 남편 거를 조금 덜어 먹는다.


지하주차장으로 내려가니 큰 차가 기다리고 있다.

"차 바꾼 거야?"

"아니. 회사 차야."

차가 엄청 좋다.

울 딸이 앞자리에 앉고, 우리는 뒷자리에 앉았는데, 등에서 마사지도 해준다.

"햐! 좋은데!"


약 1시간 걸려서 호텔에 도착한다. 울 딸 집과는 도보 10여 분 거리란다. 바시롱 음악공원도 도보 10여 분 거리란다.

"호텔에서 조식은 나오니까, 오전 7시~10시까지, 방 넘버 대고 먹어. 아침에 공원 산책하고 싶으면 하고. 참 빵 사 왔으니까 이따 밤에 배고프면 먹어."

일일이 챙긴다.


울 딸과 사위가 집으로 가고 울 남편은 커피를 마신다며 포트에 물을 끓인다. 나는 밤에 커피 먹으면 잠 안 오니까 그냥 물과 빵 한 개를 먹는데 빵이 너무 맛있다. 구운 지 얼마 안 되는지 아직 따뜻하다.


울 외손녀는 저녁 8시면 잠자는 시간이라 얼굴 보기 어렵다며 내일 보란다.

"그래, 알았어."

"엄마, 아빠 오시느라 고생했어요. 쉬셔요."

"응. 굿밤!"

정중하게 굿나잇 인사를 하고 씻고 잠자리에 든다. 여행 모드 첫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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