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모드 2(홀리데이인 호텔, 외손녀 만나기)

by 서순오

울 사위가 우리 부부를 내려준 곳은 홀리데이인 호텔이다. 싱글 침대 2개가 놓인 방이다. 씻고 그냥 잠에 곯아떨어진다.


이튿날 새벽 일찍 잠이 깬다. 나는 새벽형 인간이라서 보통 3~4시면 일어난다. 브런치에 기록을 남기고, 커피와 빵을 간식으로 먹고 누워있다가, 8시에 조식을 먹으러 간다. 울 남편은 씻지 말고 그냥 가서 먹자는데, 나는 또 씻고 예쁘게 차려입고 가서 먹는 게 좋아서 우긴다.


식당은 2층에 있다. 우리가 묵고 있는 8층에서 2층까지 네모난 로봇이 들어와 층별 안내를 한다. 사진을 찍어야 했는데 신기해하는 동안 로봇이 내려버려서 그만 놓치고 만다.


우리는 창가 쪽에 자리를 잡고 앉아서 바깥풍경을 보면서 먹기로 한다. 공원과 산이 바라다 보인다. 뷔페식인데 골고루 먹을 것이 많다. 호박죽, 전복죽, 샤브식 야채와 면종류, 여러 가지 커피, 주스류, 계란, 고구마, 옥수수, 소시지, 스파게티, 만두, 완자, 볶음밥, 빵, 샐러드, 과일(수박, 바나나), 견과류, 수제 요거트 등등 어느 것을 먹어야 할지 손이 가는 대로 접시에 담는다. 나는 새벽에 커피 한 잔에 빵을 먹은 터라 간단하게 가져다 먹는다.


아침 식사 후 방에 들어와 냉장고를 아무리 찾아보아도 없다. 차가운 물을 먹고 싶다는 울 남편은 결국 그냥 방에 놓여있는 생수를 마신다. 중국사람들은 차가운 물을 안 마시고 따뜻한 차를 마시기 때문에 냉장고가 없는 것 같다. 냉장고 없는 호텔은 드문데. 좀 특이하다는 생각이다.


이제 울 딸이 데리러 와서 외손녀를 보러 간다. 호텔에서 울 딸 집까지 도보 10여 분 정도 거리이다. 울 딸 시부모님이 와 계셔서 반갑게 포옹하며 인사한다. 두분 다 은퇴하시고 연금을 받고 생활하신다.

시터가 외손녀를 데리고 나온다. 품에 안아보려는데 낯을 가린다.

"지난번에 한국 왔을 때 봤잖아. 외할머니야."

그래도 너무 어리니까 말이 안 통하고 그걸 기억할 리도 없다. 내가 안으려고 하면 울려고 한다. 할 수 없이 시터가 데리고 들어가 잠을 재운다. 오전 10시가 되면 한두 시간 낮잠을 잔단다.


친할머니와 친할아버지, 외할머니와 외할아버지, 나란히 소파에 앉아서 이야기 나눈다. 울 남편은 독학으로 중국어를 공부했는데 꽤나 이야기가 잘 통한다. 나는 조금 공부하다가 그만두었더니 다 까먹었다. 사둔 어른이 영어도 잘하셔서 나는 좀 서툴지만 영어로 대화를 나눈다.


따뜻한 차를 주시기에 마시며 나중에 황산여행 함 같이 가자고 약속을 한다. 울 딸 시부모님 고향이 황산 옆이라서다. 거기 집을 그냥 두고 손녀 봐준다고 심천으로 이사 오셨단다. 황산은 산중의 산이란다. 다른 모든 산보다 뛰어난 산이기에 꼭 가보아야 할 산이란다.


"아이가 태어나면 아이 중심으로 시계가 돌아간다."

"아이 하나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

집안 식구가 모두 아이 키우는데 온 힘을 기울인다. 조금 더 자라면 온 동네가 아이에 집중할런지도 모른다.

"건강하고 예쁘게 잘 자라 나라와 사회에 꼭 필요한 사람이 되렴!"

홀리데이인 호텔 앞에서
홀리데이인 호텔 앞마당과 1층 로비
홀리데이인 호텔 싱글 침대 2개
홀리데이인 호텔 주변 풍경
홀리데이인 호텔 2층 식당 안내
홀리데이인 호텔 2층 식당
기념샷 찍고 조식 먹는 중이다.
울 딸 아파트 풍경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여행 모드 1(가는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