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 날 점심식사는 <서기해물>로 간다. 심천에서 꽤 유명한 집이란다. 바로 옆에 울 사위 회사가 있단다. 높은 빌딩인데 한 번 스윽 올려다본다.
<서기해물>1층 현관에는 온갖 종류의 진기한 술이 진열되어 있다. 우리는 술을 안 먹기에 기념으로 사진에 담기만 한다.
"뭐 먹을 거야? 난 전복."
울 딸이 나에게 물어본다.
"소라와 가리비."
"아빠는 해산물 안 좋아하니까 다른 거 한 개 시킬 게."
"그래그래."
울 남편이 밖에서 담배를 한 대 피우는 동안 주문을 마친다.
2층으로 올라간다. 2층 계단 옆 로비에 청자 도자기 술병과 잔이 장식되어 있다. 바라만 봐도 저절로 술맛이 나겠다 싶다. 입이 아닌 눈으로 술을 마신다.
룸에는 하얀 식탁보가 깔린 회전테이블이 놓여 있고 의자가 네 개, 네 사람이 먹을 수 있도록 세팅이 되어 있다. 가장 먼저 따뜻한 국화차를 따라준다. 국화꽃잎 하나가 동동 떠 있다. 천천히 음미하며 마신다. 곧 수박이 나온다. 한 개씩 먹는다. 아주 달다. 다음으로는 닭고기, 소라 등을 넣고 끓인 맑은 탕이 조그만 그릇에 담겨서 개인적으로 나온다. 먹는 사이에 주문한 음식들이 하나씩 나온다. 전복(※1), 가리비, 소라, 가지, 매운야채볶음, 볶음밥 순서로 나온다. 해물을 회가 아니고 익혀서 먹으니 색다른 맛이다. 밥 종류는 맨 마지막에 나온단다. 끝으로 수제 요거트가 나온다. <서기해물>에서 직접 만든 것이라는데 꾸덕하니 달지 않으면서도 맛이 있다.
나도 요즘 집에서 요구르트를 만들어 먹는데, 아직 요거트는 안 만들어봤다. 빵, 두유, 와플과 붕어빵, 육포류, 말린 과일과 채소 등도 직접 만들어 먹으니 참 좋다. 설탕과 소금은 가능하면 적게 넣거나 안 넣고, 2~3일에 한 번씩 신선하게 만들어서 냉동고나 냉장고에 넣어두고 먹는다. 기계가 잘 만들어져서 쉽고 간편하다. 참 좋은 세상이다!
"쇼핑몰 갔다가 비자산 공원 가는 거 어때?"
울 딸이 일정을 묻는다.
"응. 좋아. 근데 필요한 건 거의 다 있어서 쇼핑몰은 안 가도 되는데?"
내가 대답하자 울 딸이 말한다.
"어차피 비자산 공원 가려면 쇼핑몰 지나가야 해. 그냥 아이쇼핑하면 돼."
"알았어."
점심식사 마치고 쇼핑몰로 간다. 차로 이동해서 지하주차장에서 몇 층 올라가야 한다. 엘리베이터가 없는지 아님 구경하라고 그러는 건지 에스컬레이터만 보여서 그걸 타고 이동한다.
"쇼핑몰 장식들이 번쩍번쩍 빛나면서 진짜 예쁘네."
한 층 한 층 올라가면서 사진도 찍고 진기한 가게들도 들여다본다. 러시아 물품 가게들도 가본다. 요즘 전쟁 때문에 좀 그렇지만 물품 장사는 여전히 잘 되는 듯하다. 우리나라 전통 음식가게 <최씨네> 간판도 보이고, 마라탕인데 국물 없는 마라를 파는 가게도 있단다.
어제 사온 빵집에 들러 빵을 산다. 가게 이름이 <브레드 토크(Bread Talk)>이다. '이야기 빵집'인가? '빵 이야기'인가? 옆에 쓰인 중국어로는 못 읽어서 뜻을 정확하게 알 수가 없다. 이름이야 어쨌든 빵은 아주 맛이 있다. 울 사위 회사가 근처에 있어서 이 집 빵을 자주 사서 먹는단다.
비자산 공원과 연결되는 층으로 올라오니 풍선을 나눠주는 곳이 있다. 울 딸이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더니 큐알코드를 찍고 점원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풍선 1개를 받는다. 울 외손녀 줄 거란다. 이런 공짜 물품 챙기는 데는 우리 딸이 또 일가견이 있다. 아마도 아직 젊어서 그런 걸 거다.
군데군데 어린이 놀이시설이 있어서 애들이 놀고 있다. 젊은 부모님들이 같이 놀기도 하고 아이들이 저희끼리 놀기도 한다. 아이를 안 낳는 시대에 아이들을 많이 보니 기분이 참 좋다. 아이들에게는 생기가 있다.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흐뭇해진다. 나라와 세계를 짊어지고 갈 어린이들을 축복한다.
※1. 전복 4개가 익혀서 요리가 되어 나왔는데, 먹기 바빠서 그만 사진 찍는 걸 놓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