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 80 친구들과 수다만발 가을소풍

국립중앙박물관+용산가족공원

by 서순오

이화 80 친구들과 가을소풍을 간다. 모두 21명의 친구들이 함께 했다. 총기획은 숲치유전문가로 박사 학위를 받아 대학에서 강의를 하는 오경희 친구가 맡아서 해주었다. 봄소풍은 서울숲에서 했는데 이번 가을에는 국립중앙박물관과 용산가족공원에서 하게 되었다. 거울못 풍경이 참 예쁜 곳이다. 나는 난 해 여름에 한 번 다녀온 적이 있어서 샅샅이 모두 걸어보고 살펴보았지만 여고 친구들과 함께 하는 시간은 또 다른 느낌일 것이다. 아마도 수다가 만발할 것이다.


이촌역 2번 출구에서 오전 9시 50분에 만났다. 두 명의 친구는 이따 점심때 온다 하고, 한 친구는 오전 일정이 있어서 조금 늦는다고 한다.


약속 시간이 되자 친구들이 하나 둘 모여든다. 친구들이 찾기 쉽게 지하철 이촌역 2번 출구 밖으로 나오자마자 있는 국립중앙박물관과 거울못이 보이는 나무테이블과 의자에서 기다린다. 먼저 의사인 우리 이화 80 회장님 정혜림 친구가 인사를 하고, 내가 기도를 한 후 오경희 친구의 일정 설명을 듣는다.


"지난번에 보니까 아침 안 먹고 오는 친구들이 있어서 준비했어."

가을소풍 힐링담당 오경희 친구가 송편과 구운김쌀과자를 나누어 주기에 먹는다.

"우리가 점심 예약한 경천사지 식당은 아무 음식물도 가지고 들어가지 못해서 다 먹어야 해. 보관함이 있긴 하지만 번거롭잖아."

나는 아침을 많이 먹고 나왔지만 그래도 다 먹는다.


거기다가 전통 있는 교회 담임목사님 사모님인 차은미 친구 따님이 만든 수제 초콜릿까지 먹는다. 합창 연습할 때는 휘낭시에를 만들어와서 우리가 맛있게 먹었는데, 오늘은 초콜릿까지, 참 대단한 따님이다.


이제 가볍게 산책하면서 거울못을 배경으로 단체 사진도 찍고 힐링 공간으로 간다. 거울못과 청자정과 석조정원을 지나간다.

"여기야. 자유롭게 앉아."

나무 벤치는 없지만 돌 의자가 길게 있어서 걸터앉는다. 오경희 친구가 준비해 온 아로마 오일과 베가못 오일 향수를 꺼내서 손에 발라준다.

"양손으로 잘 비벼서 손과 목과 귀 뒤에 바르고 눈을 감고 숨을 들이마시며 향기를 깊게 맡아봐."

친구들이 기도하듯이 두 손을 모으고 향을 맡는다. 피로가 풀리는 느낌이다.


미르폭포로 간다. 인공폭포이다. 작지만 아담한 연못이다.

"이런 곳에 폭포가 있었어?"

다들 신기해한다. 사람들이 왜 폭포를 좋아할까 생각해 본다.

'높은 곳에서 낮은 아래로 떨어지는 시원함 때문에?'

'풍경이 예뻐서?'

글쎄다. 그 어떤 이유라도 괜찮다.

"그냥!"

이렇게 대답을 해도 무방하겠다. 사람이 무엇을 좋아하는데 꼭 이유가 필요하진 않기 때문이다.


용산 가족공원 쪽으로 간다. 커다란 능수버들이 몇 그루 흐드러지게 가지를 늘어뜨리고 있다. 장미꽃밭에는 계절을 모르는 장미꽃들이 피어있다. 군데군데 멋스러운 조형물들이 놓여있다. 또 호수가 있다. 안에 연이 가득하다. 호수 위로 데크길이 조성되어 있는데 길가에 하얀 꽃들이 피어 있다. 참 낭만적인 길이다.


친구들은 삼삼오오 걷다가 일부는 저쪽으로 가고 일부는 이쪽으로 걷는다. 나중에 사진 찍은 걸 보니 아주 커다란 무대가 있는 곳으로 간 친구들은 그 위로 올라가서 주인공이 되어보기도 했다.

"아아, 이화이화 만만세 만만세 우리 이화"

우리 교가를 부른다. 잼나게 잘들 논다.


점심식사는 거울못 식당에서 하프 연주자 유치혜 친구가 섬겨주었다. 식사와 커피까지 풀코스로 한 턱 쏘았다. 원래는 경천사지 식당에서 하기로 했는데, 글쎄 오늘 예약 손님이 100여 명이 넘는단다. 그래서 급 장소를 변경한 것이다. 덕분에 기다리지 않고 분주하지도 않고 더 고급스러운 분위기에서 여유 있게 식사를 할 수 있었다. 단호박스프, 샐러드, 전복리조또, 봉골레파스타, 티라미슈, 커피, 페퍼민트 차까지 모두 맛이 있었다. 늘 기꺼이 섬겨주는 유지혜 친구에게 감사하다.


요즘 우리 친구들의 관심사는 건강문제이다. 누구는 어디가 아프고 누구는 어디를 수술했고 소화가 안 되고 등등 끝없이 이어진다. 나이가 들면 건강도 평준화 된다 하더니 한두 군데씩 아픈 사람이 있다. 나도 산행을 꾸준히 하고 있지만 무릎이 예전 같지 않아 조심하고 있다. 그래도 오늘 가을소풍을 나온 친구들은 건강한 축에 속한다.

"우리 모두 건강하자! 100살까지 만나서 얼굴 볼 수 있도록."

"그래 그래."

흔쾌히 약속을 한다.


딸, 아들, 며느리, 사위, 손주 자랑도 이어진다. 뭐 자랑이라고까지 할 수는 없을 지라도 소식을 전하는 정도이지만, 다들 가정을 꾸려 잘 살고 있으니 그 평범한 삶이 기특해서 바로 자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친구들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소개도 한다. 병원에서 근무하던 전문간호사 출신으로 노인요양시설 너싱홈을 설립해서 운영하고 있는 원장님 김현주 친구의 이야기도 듣는다.

"더 나이 들면 우리도 거기 들어가야 되는 거 아냐?"

"그러게."

"친구들 언제 함 와 봐. 차 대접할 게."

"그거 좋지."


점심식사를 마치고 밖으로 나오니 거울못 식당 바로 앞에 단풍이 아주 곱다. 친구들과 단체사진을 찍고 국립중앙박물관 계단 포토존으로 간다.

"여기서 찍으면 저 높이 남산타워가 보이는 통창 같은 그림이 나와."

계단을 오르지는 않고 배경 삼아 이화 80 현수막을 꺼내 들고 단체사진을 남긴다. 늦은 친구, 점심때 합류한 친구까지 21명이 모두 함께 한 모습이다.


나는 다음날에 대둔산 산행이 예정되어 있어서 바로 집으로 온다. 다른 친구들은 국립중앙박물관과 어린이정원을 돌아보는 이들도 있다.


여고 친구들과 함께 하면 그 시절로 돌아간 듯 기분이 좋아진다. 여자들만 있어서 술이나 담배 같은 것을 안 먹어서 더 좋다. 특히나 이화 친구들은 기독교나 천주교 신앙을 가진 이들이 많아서 늘 기도로 시작하는 것도 좋다. 언제까지나 함께 하는 소중한 모임이 되기를 기도드린다.


♡기도문 / 서순오♡


사랑의 주님,

우리가 유구한 역사를 지닌 하나님의 학교 이화인인 것을 감사드립니다. 늘 건강과 행복을 지켜주시고 모이기를 힘쓰는 이화인이 되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 드높은 하늘, 시원한 바람, 포근한 햇살, 최상의 가을 날씨에 우리 이화 80 친구들이 함께 모여 힐링의 시간을 갖습니다. 늘 애쓰고 수고하는 정혜림 회장님과 박은미 총무님을 비롯해서 임원진과 운영진, 회원들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복 내려주시옵소서.

특별히 오늘 힐링 2탄 가을소풍 준비를 하고 섬겨주는 오경희 친구에게 큰 은혜를 베풀어주시옵소서. 점심식사를 기쁘게 섬겨주는 유지혜 친구에게도 더 좋은 것으로 여러 배로 갚아 주시옵소서.


우리 이화가 스크랜튼 선교사님의 뜻을 따라 기독교 정신으로 무장하여 적재적소에서 일하는 유능한 여성 인재를 많이 배출하게 하시옵소서. 유관순 열사의 애국정신을 기리는 유관순 기념관 개축이 물질과 기도 후원을 통해 순조롭게 완공되게 하시옵소서. 앞으로 있을 이화 크리스마스 콘서트를 통해 하나님께 큰 영광 돌리게 하시고 더욱 이화가 하나 되게 하시옵소서. 이화 80 송년회에 많은 친구들이 참석해서 즐겁고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게 하시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기도
오경희 친구가 준비해온 송편, 구운김쌀과자, 향수, 차은미 친구 따님이 만들어준 수제초콜릿
국립중앙박물관과 청자정이 잠기는 그림같은 거울못 풍경
거울못을 배경으로 내 모습
국립중앙박물관과 거울못과 한글 조형물 앞에서
하프 연주자 유지혜 친구, 숲치유전문가 오경희 친구
힐링의 시간
미르폭포
미르폭포에서
장미 정원
장미정원 터널에서 의사이면서 이화 80 회장님인 정혜림 친구
멋진 조형물
연이 가득한 연못
연못 위 데크길에서
국화
무대놀이
<거울못식당>에서 맛있는 점심식사
단호박스프. 샐러드, 전복리조또. 봉골레파스타, 티라미슈, 페퍼민트로 푸짐한 점심식사
점심 먹고 <거울못식당>과 단풍을 배경으로
남산타워가 보이는 국립중앙박물관 통창 같은 풍경을 배경으로 단체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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