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함께 하는 게 왜 그리도 어려운가요?

연극(뮤지컬) <여명의 눈동자>를 관람하고

by 서순오

이화여고 친구들과 수준 높은 연극(뮤지컬) <여명의 눈동자>를 보고 왔다. 장장 3시간 짜리 연극이라 등과 허리가 조금 배겼지만 몰입도가 높은 작품이었다. 오후 2시 30분 공연이 6시에 끝나고 사당역으로 가서 분식집에서 김밥, 쫄면, 떡볶이로 간단 저녁 해결하고 집에 오니 9시가 넘었다.


연극(뮤지컬) <여명의 눈동자>는 전쟁과 분단 속에서도 사랑, 인간성, 존엄을 놓지 않으려는 주제를 담은 작품이다.


무대가 관객석 한가운데 설치되어 있고, 미디어 아트로 봄여름가을겨울, 상하이, 제주, 지리산 등 시간과 장소를 입체적으로 표현해서 직접 현장에 서 있는 것 같이 실감이 나는 연출을 했다.


많은 배우들이 등장함에도 그 어떤 배우의 동작도 하나의 흐트러짐이나 부딪침이 없이 매끄럽게 진행되었고, 주인공이나 엑스트라나 한 사람 한 사람 모두 깊이 집중해서 연기했다.


<여명의 눈동자> 명대사를 남겨본다.

"전쟁은 사람을 적으로 만들지만, 사랑은 사람을 사람으로 만든다.”

"우리는 살아남은 것이 아니라, 견뎌낸 것이다.”

"나라가 우리를 버렸어도, 우리는 서로를 버리지 않았다.”

"이 시대를 증언하는 눈동자가 필요하다.”

"총보다 무서운 건, 사람이 사람을 잊는 순간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수미쌍관으로 여주인공 윤여옥이 눈밭에서 피를 흘리며 쓰러지는 장면에서 남주인공 최대치와 얼싸안고 마지막으로 하는 말이다.

"리도 어려운가요? 우리가 함께 하는 게!"


렇다. 사랑하는 사람과 가족과 함께 살아간다는 것만큼 소중한 것이 있을까? 수명을 다하고 자연적인 죽음이 우리를 갈라놓을 때까지 끝까지 함께 한다는 건 그리도 힘든 것일까?


더 나아가서 기독교 신앙이 있는 내게는 '우리가 영원토록 함께 한다는 건 결코 쉽지 않다'는 걸 깨닫는 시간이었다. 하늘나라를 바라보는 소망의 기독교는 믿음이 있어야만 죽음 이후에 다시 만나 영원한 세상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참, <여명의 눈동자> 마지막 장면은 죽음 이후에 아버지, 윤여옥, 최대치, 아들, 모두가 만나 행복하게 살아가는 모습이 펼쳐진다. 파란만장한 역사가 지켜주지 못한 소중한 사람들의 바람을 담은 것이리라.


부디 이번 2026년에 공연되는 연극(뮤지컬) <여명의 눈동자>가 많은 사람들의 관람으로 큰 성공을 거두어 길이길이 역사에 남는 작품이 되면 참 좋겠다.

연극(뮤지컬) <여명의 눈동자> 포스터
연극(뮤지컬) <여명의 눈동자> 매표소와 관객 대기소
연극(뮤지컬) <여명의 눈동자> 현수막 앞에서
연극(뮤지컬) <여명의 눈동자> 무대와 객석, 공연 끝나고 배우들 인사
사당역 김밥집에서 뒤풀이
AI가 만들어준 지브리풍 사진 : 연극(뮤지컬) <여명믜 눈동자> 현수막 앞에서 여고친구들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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