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여행(3) : 신포시장+소래습지+소래포구
신포시장은 '국제시장'이라는 이름표가 붙었다. 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음식 골목만 분주하고 사람이 많고 뒤로 들어가면 가게들이 거의 문을 닫았다. 닭강정, 공갈빵, 만두와 찐빵 등이 인기가 있다. 똑같은 음식을 팔아도 한 집은 사려는 사람 줄이 길고, 바로 옆집은 사람 하나 없다. 신기하고 이상하다.
"도대체 맛이 얼마나 차이가 나는 걸까?"
두 집 다 음식을 사서 먹어보고 한 번 비교해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나는 가이드님이 오징어튀김과 참숯김 얘기를 하길래 무조건 '그것을 사 와야지' 하고 골목 안쪽으로 깊숙이 들어간다. 거의 끝부분에 <오징어꼬꼬>라는 데가 있는데 아직 사려는 사람이 없다. 내가 같이 여행 온 사람 중에서는 제일 먼저 오징어튀김을 산다. 한 상자에 17,000원인데 꽤 많이 들어 있다. 아직 뜨거운 데도 한 개 두 개 집어 먹다 보니까 금방 줄어든다. 나는 오징어를 무지 좋아하는 편이라 배가 부른 데도 고소한 오징어튀김이라 잘도 들어간다. 나오면서 참숯김도 1만 원어치 산다. 음식 골목이 그리 길지 않아 더 살 것은 없고 골목 뒤쪽으로 들어가 본다. 신포시장 초창기 푸성귀 전 동상이 세워져 있고 신포시장 안내판도 있다. 그대로 적어본다.
♡인천의 이야기 역사♡
신포시장
인천 최초의 근대적 상설시장, 신포시장
제물포에는 다른 지역처럼 5일장 같은 전통적인 정기시장이 없었다. 개항 이후 근대적 상설시장이 생겨나게 되는데, 그것이 1895년경 서울 종로에도 진출한 주정홍(周正鴻)이 차린 불박이 생선전(生鮮廛)이었다.
“생선전에는 새벽부터 가정부인이 손 장구리를 들고 나와 골라서 샀다. 그러면 머리와 꼬리를 잘 드는 식칼을 번쩍거리면서 자르고 뼈를 바르고 비늘을 떼고 껍질과 살 토막, 알, 이리, 배때기를 각각 각을 뜨고 저며서 따로따로 골라 나누어 손님이 그중에 좋아하는 부분을 저울에 달아 대팻밥 포장지에 싸서 준다.”는 기록을 통해 생선전의 한 장면을 생생하게 엿볼 수 있다.
정홍택은 동생 수택(壽澤), 세택(世澤) 등과 함께 중구 내동, 답동에 성장하였던 옛 신포슈퍼마켓 자리에 한옥 건물을 짓고 생선전을 개설했는데 이것이 중국인들이 차지했던 푸성귀전과 더불어 신포시장의 시초로서 인천 시장(市場) 발전사의 한 장을 기록하는 것이다.
인천광역시
이제 소래습지로 간다.
"인천에 이런 곳이 있다고?"
부지가 넓고 특별한 볼거리가 많아 다들 깜짝 놀란다는 곳이다. 인천소래습지생태공원이 긴 이름이다. 얼마 전에 산악회에서 소래습지만 걷는다고 했는데 나는 안 갔다. 소래습지 한 곳만 걷기에는 좀 짧다는 생각에서였다. 그런데 와 보니 넓은 편이긴 하나 한 바퀴 도는데 1시간~1시간 30여 분 정도면 넉넉할 듯하다. 물론 소래습지생태관을 자세히 둘러본다면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하겠다.
소래습지는 염전이 있던 자리에 생태습지를 조성했다고 한다. 데크길 따라 걸으며 물이 다 빠져나가고 갯벌이 드러난 습지를 본다. 염생식물들이 갯벌 위에서 자라고 있다. 나무나 식물들은 그 어떤 환경에서도 잘 자란다. 구불구불 갯벌의 모양이 수묵화처럼 예술적이다. 소나무 숲길을 지나니 염전 저수지가 나온다. 습지 한가운데 저수지가 있으니 운치가 있다. 저수지 옆으로는 키 큰 갈대들이 나부낀다. 가을에 갈대꽃이 필 때 오면 장관이겠다. 시간이 1시간 정도 주어졌기에 더 넓게 돌지 않고 가운뎃길 저수지 바로 옆길로 걷는다. 소래습지를 반으로 도는 셈이다.
풍차 세 개가 돌고 있는 곳으로 간다. 풍차가 돌고 있는 곳은 갈대가 우거진 밭이 넓다. 갈대밭 사이로도 샛길이 나 있다. 나는 이국적인 풍경의 풍차에 올라가 기념사진을 찍는다. 예닐곱 살쯤 되어 보이는 어린아이와 함께 온 젊은 부부가 사진을 찍어 준다. 세 개의 풍차가 다 나오게 하려면 조금 멀리서 각도를 잡아야 하는데, 데크길로 신나게 달려가는 아이를 따라 급히 걸어가는 젊은이들을 다시 붙잡기가 뭐해서 그만둔다. 조금 더 가니 풍차를 배경으로 한 포토존도 있다. 역시나 젊은이 커플이 사진을 찍고 있기에 나도 기념사진을 남긴다. 통나무의자 쉼터, 정자 쉼터를 지나 염전 터 위 데크길을 걷는다.
소래습지생태관을 잠시 들어가 본다. 1층만 보고 나온다.
"이곳은 전시관보다는 직접 습지를 보는 게 더 좋다."
바닷물이 들어온 습지와 바닷물이 빠져나간 습지는 전혀 다른 모습일 것이다.
"습지에 들어가서 생물들과 염생식물들을 손으로 만져보고 갯벌을 발로 밟아보고 또 바닷물의 맛을 보면 또 다른 맛이리라."
소래습지를 바라보며 그저 상상해 보는 것만으로도 좋다.
소래포구로 이동한다. 이전에 일터를 따라 부천에 살 때 울 친정엄마와 함께 이곳에 와서 꽃게를 사다가 간장게장을 담근 적이 있다. 팔딱팔딱 뛰는 꽃게를 엄마는 직접 만져가며 골라서 샀다. 나는 옆에서 구경만 했다. 회를 떠서 파는 곳에서 점심을 먹고 내 차로 돌아왔다. 엄마는 우리 집에 와서 간장게장을 담가주고 가셨다. 음식솜씨가 좋은 엄마 덕분에 한동안 간장게장 한 마리에 밥 한 공기를 뚝딱했다. 울 남편은 젓갈류나 장아찌 같은 저장식품을 안 먹어서 나 혼자 맛있게 잘 먹었다. 당시 아들은 군복무 중이었고(아들 역시 아빠 닮아 해산물을 안 좋아한다), 딸은 먹기는 하지만 중국에 교환학생 가 있었다.
오늘은 여행사에서 왔으니 그저 둘러본다. 소래포구가 아주 작다. 나는 마른오징어를 사고 싶었으나 너무 비싸서 안 산다. 한 마리에 만 원, 10 마리에 10만 원이란다. 10 마리 사도 한 푼도 안 깎아준단다.
"뭐 이런 게 있어?"
국산 새우젓만 1만 원어치 산다. 겉절이를 주로 해 먹는 우리 집은 새우젓이 필수이다. 겉절이 할 때 멸치액젓이나 까나리액젓만 넣는 것보다는 새우젓을 조금 같이 넣으면 더 맛이 있다.
시간이 여유가 있어서 건너편으로도 가본다. 소래빛의거리, 테마문화거리가 있다. 아마도 소래포구 축제를 할 때는 이곳이 화려하게 빛이 나겠구나 싶다.
인천여행은 엄청 싸게 왔는데 이것저것 사서 그리 가성비가 있는 것 같지는 않다. 그렇지만 다양한 곳을 잼나게 돌아보고, 맛있는 것도 먹고, 꼭 필요한 것을 샀으니 기분은 좋다. 집에 가져갈 것이 많아 여벌 장바구니가 가득 찼다. 몸도 마음도 뿌듯하다.
돌아오는 길에 가이드님이 2만 보 이상 걸은 사람 5명에게 여행스케치 파우치를 선물로 준단다. 나는 만보기를 깔지 않아 걸음수를 세어보지는 않았다. 파우치도 필요하지 않았고 또 다른 사람에게 양보한다는 의미에서이다. 아직 건강하여 잘 걸을 수 있고, 자녀들이 설 명절에 준 용돈으로 쓸 돈도 있어서 여행도 하고 물건도 살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가 말이다.
"그 이상 무엇을 더 바라겠는가? 행복이 뭐 따로 있겠는가? 바로 이것이 행복이 아니고 무엇이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