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악산
알파산 2월 근교 관악산 정기산행이다. 오늘은 내가 가입한 산악회에서 관악산 산행 나온 곳이 두 군데이다. 한 곳은 10여 명 정도 신청했고, 알파산은 70명이 넘게 신청했다. 나는 알파로 정한다.
"얼굴 보러 가야지."
매니저 팀장님 사회로 1월 최다 산행 시상식과 총 산행 누적 횟수 1,000회, 500회, 최다 공지 등에도 상이 있다.
"현찰박치기네. 40만 원, 20만 원, 와! 세다."
박수를 치면서 부러워한다. 상 받는 이들은 무조건 좋겠다.
콩설기 떡을 한 개씩 받았는데 맛있게 먹는 이들이 있다.
"따뜻할 때 먹어야 맛있어."
그렇지만 나는 배낭에 챙겨 넣는다.
"울 남편 갖다 줘야지."
'뭘 가져오나?'
내가 산행 갔다 오면 울 남편이 은근히 기다리기 때문이다.
올만에 뵌 알파님들 반가웠다. 쉬크석 대장님 따라 A코스 가다가 오후 1시 정도에 점심을 먹는다. 그런데 조금 더 오르다가 마당바위 생략하고 코스를 단축하신다는 리딩 대장님 말씀에 나는 다른 선택을 한다.
'하산이 너무 이른 거 아닌가?'
그래서 뒤풀이 안 하고 가신다는 분들 6명이서 조금 더 걷기로 한다. 급일행팀이 된다. 한참 가다가 여산우님 한 분은 따로 가신다 해서 이제 5명이 된다. 주로 암릉 좋아하시는 남산우님들이 나와 겸아님을 데리고 일반 코스가 아닌 암릉 코스로 가셔서 멋진 조망을 실컷 누린다. 양 바위, 코뿔소 바위, 마당 바위, 하마 바위, 지도 바위, 비석 바위와 지나온 길, 가야할 길, 시내 조망 등이다.
"어, 다들 어디 갔지?"
거의 관악산 정상이 가까워질 즈음 눈에 일행들이 안 보여 바삐 쫓아간다. 그런데 가파른 마지막 데크길 한참 오른 후에 "알파?" 하는 겸아님 소리가 저 아래 뒤에서 들린다.
"여기로 간대요. 내려오세요."
"그렇군요! 정상 다 와 가는데."
나는 다시 내려가기도 뭐해서 그냥 오르기로 한다.
"그럼 저는 따로 갈게요."
그러고는 냅다 정상을 향해 오른다.
정상에는 내가 그동안 관악산에 와 본 중에는 사람이 제일로 많다. 정상석에서 인증숏을 찍으려는 사람들 줄이 엄청 길다.
"젊은이들이 왜 이렇게 많은 거야?"
나는 줄을 안 서고 아무 데나 옆에 서서 정상석만 나오게 사진을 찍는다. 사람이 나오든 말든 상관 안 한다. 내가 사진 부탁을 하니 사진 찍어주는 젊은이가 여러 컷 찍어 준다.
"요즘 AI가 엑스트라는 다 지워주는 데 뭐!"
과천향교 쪽으로 하산하면서도 커플로 온 젊은이들을 계속 만난다.
"날씨가 포근해진 까닭인가? 산행하면서 건강도 챙기고 데이트도 하고 좋잖아!"
나는 20대 젊은 대학 시절에 산행하던 일을 떠올리며 덩달아 행복해진다.
하산길은 여러 번 걸어본 편한 길이라 익숙한데 또 때로는 낯설다. 역시나 돌이 많다.
"관악산은 돌이 많아서 잘 안 오는데!"
오늘도 돌길 꽤나 걸었다. 돌길 많이 걸으면 무릎과 발목이 시큰거린다. 나는 돌길에서도 가능하면 흙이 있는 부분을 골라 밟으면서 스틱을 짚고 천천히 느릿느릿 걷는다.
하산하니 4시 44분이다. 그동안 안 보이던 과천향교와 홍살문, 보호수 300년 된 느티나무가 보인다. 사진에 담으면서 첫인사를 한다.
"미안해. 그동안 못 알아보아서."
과천역까지는 한 10여 분 걸린다. 가면서 핸드폰에 기록된 걸음 수를 보니 2만 3천보다. 집에서 매교역까지는 도보 20여 분 거리라 요즘 운동 삼아 주로 지하철을 이용하고 있어서 그것까지 포함된 거다.
"집에 가면 2만 5천보는 되겠군!"
꽤 많이 걸었다. 그래도 몸은 가뿐하다. 기분이 참 좋다. 산행은 이래서 하는 거다.
알파님들 축하도 해드리고 반가운 분들 얼굴도 보고 특별 일행끼리 함산도 하고 신기한 암릉도 보고 이야기도 나누고 잼났다. 나와는 다른 코스로 하산한 분들이 찍은 사진 올라온 걸 보니 나는 한 번도 못 본 바위들이 신기방기하다.
"어느 코스인가?"
담에 공지 올라오면 잘 살펴보고 그 코스도 함 가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