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여행(1) : 태조산+각원사
나는 여행 코스에 절이 들어가 있으면 그냥 근처 산이나 들이나 걸어보는 게 더 좋다. 이번 천안 여행 첫 번째 코스가 각원사인데 태조산을 조금 걸어봐야겠다 생각하고 왔다. 그런데 각원사 오른쪽으로 올라가니 절 뒤쪽에 태조산이 있는데 나무에 생화 꽃들이 놓여있다. 아마도 여기가 수목장을 하는 장소 같다.
사람이 죽으면 장례를 치르는 방법이 여러 가지가 있다. 사람은 흙으로 만들어졌기에 흙으로 돌아간다. 무덤을 만들어 관에 넣어 묻는 방법도 세월이 흐르면 뼈와 장신구 등 썩지 않는 것들을 제외하고는 모두 다 흙이 된다. 화장을 시켜서 뼈가루를 나무 아래에 뿌리면 수목장이다. 강이나 산에 그냥 뿌리는 경우도 있다. 얘기를 들어보니 아무 산이나 강에 뿌리는 것은 법적으로 금지되어 있다고 한다.
"왜 그럴까? 어차피 모두 다 흙이 될 텐데."
나는 의문이 간다. 왜냐하면 산이나 강, 밭이나 논, 꽃밭이나 모래밭, 그 어디에든 그냥 뿌리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면 돈도 안 들고 관리해야 할 필요도 없다.
불교에서 하는 다비식은 죽은 사람 위에 장작을 쌓아놓고 태운다. 그래서 다 타고난 후에 그 안에서 구슬 같은 것이 나오면 '사리'라고 해서 귀중히 여기며 탑 안에 보관하기도 한다. 그런데 나는 생각이 다르다.
'사리가 나오는 것은 깊은 깨달음이나 높은 경지의 도를 닦은 사람이라서가 아니다. 그것은 뼈가 높은 온도에서 태워지면 생기는 것이 아닐까? 일반 사람들은 이런 방법으로 장례를 치르지 않기 때문에 사리 같은 걸 발견하지 못하는 게 아닐까?'
암튼 이렇게 태우는 방법도 있다. 또 있다. 화장을 시키고 납골당에 보관하고 보관료를 내는 것이다.
사람은 태어나면서 죽음을 향해 간다. 이 땅에서 잠시잠깐 살아간다. 지금은 사람의 수명이 길어져 100세 시대라고는 하나 창조주 입장에서 보면 지극히 짧은 순간인 찰나를 사는 것이다.
"하나님께는 하루가 천 년 같고 천 년이 하루 같다."
성경은 쓰고 있다.
그런데 이 찰나의 현세에서 사람들은 무엇을 이루려고 남기려고 애를 쓴다. 심지어는 그 때문에 자기 자신을 혹사시켜 파멸로 이끌기도 한다.
"헛되고 헛되고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도다."
성경 전도자는 말한다.
"그러하기에 모든 것을 가족과 함께 낙을 누리며 살라! 이것이 복이다."
이 땅에서는 자신을 괴롭히지 않고 즐겁게 살 일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살면 된다. 가족을 이루면 된다. 그러면 행복하다. 무엇이 조금 부족해도 함께 하는 이가 있기에 위로하며 의지하며 살아갈 수 있다. 취미를 가지면 무엇을 꼭 이루지 않더라도 보람이 있다. 일평생 한 가지 일을 해도, 여러 가지 일을 자꾸 바꾸어가며 해도, 자신이 좋아하는 일이라면 상관없다. 설사 이 모든 것이 다 없다 해도 사랑하는 사람이나 깊이 빠져드는 물건이나 동식물이나 자연이나, 그중에 단 한 가지만 있어도 행복한 사람이라 말해보고 싶다. 수목장 하는 곳을 이리저리 밟으며 깊은 생각에 잠긴다.
태조산을 조금 더 올라가 보고 싶은데 길이 없다. 각원사 절 뒤로 올라가는 길은 있는데 수목장 하는 곳을 지나면 사람 발자욱이 만들어 놓은 길이 끊긴다. 할 수 없이 절로 다시 내려와 왼쪽길로 가니 그 길이 바로 태조산 오르는 길이다. 약 800m 지점에 약수터가 있는데 시간관계상 더 오르기는 어렵겠다. 내려오다 보니까 대불상이 보인다. 엄청 큰 불상이다. 지나쳐서 내려온다.
절을 지나오면서 가이드님이 치미가 예쁘다고 해서 풍경과 처마 끝을 담아본다. 이전에 익산미륵사지 갔을 때 박물관에서 보았던 처마 끝 마감이 치미인데 기와지붕 처마 끝에서 잘 찾기가 어렵다. 너무 높아서일 것이다. 각원사는 지은 지 얼마 안 된 신생 절이라고 한다. 보러 오는 사람도 거의 없고 우리 팀만 한가롭게 거닐고 내려왔다. 나는 산행을 좋아하는데, 언젠가 태조산도 올라볼 기회가 있을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