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여행(2) : 아름다운 정원 화수목
천안에 있는 <화수목 정원>은 정식 이름이
'아름다운 정원 화수목'이다. 여행지로 꽤 유명한 곳이라는데 나는 처음 들어보는 이름이고 처음 와 본다. 그동안 친구랑 천안에 여러 번 왔었는데, 왜 이곳을 몰랐을까 신기하다.
버스 안에서 가이드님이 대한민국 ‘민간정원 1호’로 등록된 곳으로, "대한민국 아름다운 정원 대상"을 받았다고 소개해 주신다.
"얼마나 열심히 조성하고 아름답게 가꾸었으면 그런 큰 상을 받았을까?"
나는 궁금증이 앞선다.
그리고 한 가지 더, <화수목 동물정원>에 대해서 알려주신다. 양들과 알파카 한 마리가 있는데, 양보다 키가 큰 알파카는 침을 잘 뱉고 눈이 파래서 조금 무섭게 느껴진단다.
"집게로 먹이 줄 때 조심하세요."
주차장에 내려서 팬지꽃이 이제 막 옮겨 심긴 듯한 비탈길을 따라 바로 올라가니 <화수목 카페> 앞 왼쪽에 그 동물정원이 있다. 함께 온 사람들은 오른쪽 산책길이나 식물원 쪽으로 가기에 나는 얼른 동물들을 담아본다.
"사람 없을 때 찍어야지."
그런데 동물에게 줄 먹이도 집게도 없고 바구니만 두 개 놓여 있어서 그냥 양들과 알파카만 나오게 찍어본다.
산책로 입구에 분홍 하트 포토존이 있어서 들어가서 얼굴을 내밀고 또 사진을 찍고 얼른 함께 온 이들이 간 곳으로 따라간다.
제일 먼저 비닐하우스 분재원으로 내려가본다. 제라늄, 튤립 등 다양한 식물들이 심겨 있다. 아마도 이곳에서 꽃을 길러서 직접 야외 자연정원에 옮겨 심나 보다. 바로 아래쪽에 비닐하우스가 또 있지만 안 보고 다시 올라와서 도로길 정상산책로를 따라간다. 왼쪽에 화수목 폭포와 수국정원이 있다고 이정표가 가리키는데, 아직 수국은 마른 수국뿐이다. 한 바퀴 돌 생각으로 정상산책길을 넓게 올라간다. 길이 꽤나 비탈지다. 그렇지만 나는 산행을 하던 사람인지라 가볍게 오른다. 처음으로 생강꽃 한 그루를 만난다. 아직 꽃들이 조금밖에 피지 않았다.
조금 더 오르니 <화수목 정원> 정상에 인공폭포 상부와 수국정원이 나온다. 물 떨어지는 소리가 들려서 살짝 아래쪽으로 내려가보니 시원스럽게 흐르는 폭포가 꽤나 길다. 정상 수국정원에도 마른 수국만 보인다. 돌아서 폭포 쪽으로 간다. 인공폭포지만 장관이다. 그런데 구경하는 사람은 딱 나 혼자이다.
"다들 어디로 갔나? 사진 찍으면 예쁘겠는데!"
아쉬워하면서 풍경사진을 찍고 있노라니 여자분이 혼자서 폭포를 보러 온다.
"이때다!"
내 사진을 부탁하고, 나도 찍어 드린다니까 싫다고 한다.
"이 분도 자기 사진은 안 찍는 군!"
그 여자분은 풍경사진만 열심히 찍는다.
나는 폭포를 따라 잘 만들어진 돌길을 따라 아래로 내려온다. 꽤 길다고 생각했는데 인공폭포 길이가 100m라고 한다. 중간쯤 내려왔을 때 남자분 한 분이 오기에 위아래 폭포가 다 나오게 또 사진을 찍어달랜다. 그 남자분 사진도 찍어드린다.
지금은 꽃이 피지 많은 폭포를 보지만 주변에 꽃이 핀 폭포는 어떠할까 궁금하여 AI에게 부탁해 본다. 내가 찍은 사진을 가지고 벚꽃이 만개한 폭포와 수국이 활짝 피어난 폭포 풍경을 동화 같은 그림으로 만들어준다.
"햐! 세상 참 좋다!"
나는 어느새 벚꽃과 수국이 화려하게 피어난 아름다운 <화수목 정원> 속 폭포길을 거닐고 있다.
내려오니 폭포에서 떨어지는 물이 고이는 호수가 있다. 호수 앞에 흔들 그네가 놓여 있어서 앉아 본다. 호수 옆 왼쪽에는 야외 예식장도 있다. 5월의 신부는 예쁜 꽃들이 피어난 이곳에서 눈부신 결혼식을 할 수 있겠다. 나도 울 딸도 5월의 신부였기에 잠시 그 시절로 돌아가본다. 울 딸의 예쁜 야외 결혼식 장면도 떠오른다.
"야외 자연정원도 가 봐야지."
흔들 그네에서 잠시 쉬다가 비닐하우스 쪽으로 내려간다. 분재원은 아까 봤고, 그 옆 비닐하우스로 들어간다. 탐라식물원인데, 작은 제주를 옮겨온 듯 아주 잘 꾸며져 있다. 만져보니 과일이며 꽃이 다 진짜이다. 탱글탱글 먹음직스럽게 열린 감귤과 빨강, 하양 동백꽃, 야자수나무, 열대의 나무와 풀과 꽃들이 나를 제주로 데려다 놓은 듯 기분이 좋아진다.
"여길 안 와 봤으면 어쩔 뻔!"
인천 차이나타운 여행에서 점심을 같이 먹었던 여자분이 중간에 만나서 나와 함께 이곳으로 왔는데 연신 감탄을 한다.
"그러게요. 정말 잘 가꾸었네요."
탐라식물원에서 충분히 즐기고 함께 자연정원쪽으로 가니 그곳은 준비 중이라서 꽃은 아무것도 없다. 커다란 바위들만 군데군데 흙 위에 놓여 있다.
"아직 시간이 20분 남았어요. 카페 가서 그냥 둘러만 보고 가요. 곧 점심 먹을 텐데요."
"그래요."
버스로 갈까 하다가 <화수목 카페>로 간다. 카페가 넓고 천장이 높고 등 장식이 멋스럽다. 고소한 빵 냄새와 커피 향이 코끝을 자극한다.
"카페인 민감해서 커피는 이 시간에 마시면 안 되고, 이따 빵 마을에 갈 거라서는요."
아무것도 안 사고 사진을 찍으면서 쭉 둘러본다. 판매하는 책들을 진열해 놓은 곳도 있다.
"2만 원 이상 사면 책을 한 권 준대요."
"여기 카페 이용하면 정원 입장료 안 내고 볼 수 있대요."
"좋네요."
책이 있는 곳에 푹신한 소파가 놓여 있어서 둘이서 이야기 나누며 잠시 앉았다가 일어선다.
꽃과 나무, 시원한 폭포로 꾸며진 아름다운 정원, 사계절 언제 가도 좋을 <화수목 정원>은 자연 속을 요리조리 걸으며 꽃과 풍경을 함께 즐기는 힐링 공간이 될 수 있겠다. 테마 정원(분재원, 탐라식물원, 야외 자연정원 등)과 산책로를 따라 천천히 걸으면 1시간 정도면 충분하다. 만일 카페에서 차와 빵을 먹거나 식당에서 음식을 먹는다면, 여유롭게 2-3시간도 좋겠다. 계절마다 꽃이 바뀌어서 봄·여름·가을에는 화려한 분위기가 연출되겠다. 물론 겨울에도 고즈넉한 모습을 조용히 묵상하며 거닐 수 있다.
여행에서 넓은 수목원도 볼거리가 많지만 이런 아담한 정원도 쏠쏠하니 특별한 것들을 눈여겨볼 수 있어서 좋다. 익산 <아가페 정원>의 그림 같은 메타쉐콰이어길도 넘 기억에 남는다. 이곳 <화수목 정원>에서는 탐라식물원과 인공폭포가 인상적이다. 장미와 수국이 피는 계절에 오면 한결 더 아름답겠다. 두 번째 방문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