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여행 : 금광호수둘레길+하늘전망대
안성여행은 벼르고만 있다가 처음으로 가본다. 금광호수 박두진둘레길과 하늘전망대인데 어째 이름도 못 들어봤다.
"이래 가지고 여행 좋아하는 사람 맞아?"
누군가 나한테 이렇게 말할지도 모르겠다.
안성 팜 랜드에 코스모스가 예쁘다고 해서 작년 가을에 '함 가봐야지' 했는데 대중교통으로 가려니 넘 멀다. 여행사 코스도 있기는 한데 집결지가 넘 멀다. 핑계를 대는 건 꼭 가보고 싶은 마음이 없는 것인지도 모른다. 암튼 이래저래 못 가보았다.
"안성에 금광호수길이 있다고?"
가보니 호수가 엄청 크다.
"안성에는 산이 있었던가?"
검색해 보니 10여 개나 있다. 그런데 도덕산과 백운산 정도가 내가 가본 산이다.
"금광호수길은 금북정맥에 속한 길인가 보다." 금광호수 박두진문학길 초입에 금북정맥 안성 탐방소가 있다. 처음 와보는 곳이라 궁금한 게 많다.
박두진 시인은 여고 시절 연대에서 열리는 백일장 대회에 갔을 때 심사위원이셔서 한 번 뵌 적이 있다. 작은 체구에 깡 마른 분이셨다.
"어찌 저 작은 몸에서 <해야 솟아라> 같은 웅장한 시가 나올 수 있었을까?"
그저 신기했었다. 한 때 박두진 시인을 좋아하기도 했다. 물론 가장 좋아하는 시인은 윤동주 시인이었지만 말이다.
금광호수 박두진문학길은 박두진둘레길이라고도 부른다. 금광호수를 따라가며 걷는 숲길에 나무에 박두진 시인의 시가 나무판에 걸려 있다. 천천히 걸으면서 읽으면서 가면 시간이 꽤나 걸리겠다. 그렇지만 그냥 사진에 담고 눈에 들어오는 시는 읽어보면서 간다.
하늘전망대는 금방 모습을 드러내는데 그곳에 좀 가파르게 오르는 길이 있다. 시멘트로 도로를 만들어 놓았다. 그런데 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그 지름길은 막아놓았다. 한참 돌아서 하늘전망대를 갈 수 있다. 아마도 금광호수길을 좀 걸어서 즐기면서 가라는 뜻일 거다. 그래봤자 주차장에서 하늘전망대까지는 30여 분 정도면 충분하다. 하늘전망대 꼭대기까지 올라갔다 내려와서 갔던 길로 되돌아오면 1시간 정도면 넉넉하다.
나는 금광호수길을 걸으며 박두진 시인의 시가 있는 나무의자 쉼터에서 쉬어간다. <꽃>이라는 시를 읽어본다.
꽃 / 박두진
이는 먼
해와 달의 속삭임
비밀한 울음
한 번만의 어느 날의
아픈 피흘림
먼 별에서 별에로의
길섶 위에 떨어진
다시는 못 돌이킬
엇갈림의 핏방울
꺼질 듯
보드라운
황홀한 한 떨기의
아름다운 정적
펼치면 일렁이는
사랑의
호심아
"단 한 번의 사랑을 이렇게 애절하게 표현할 수 있을까?"
아픈 사랑을 호수 위에 펼치면 동그랗게 퍼져 나가는 동심원! 나는 물끄러미 호수를 바라본다. 바람이 없어 호수는 잔잔했지만 나는 마음속 그리움 한 덩이를 호수 한가운데로 던지며 꽃을 피워본다.
나무의자에서 일어나니 약간 오름길이 나오면서 멍석이 깔려있다. 폭신폭신 걷기가 좋다. 금방 하늘전망대가 나온다. 아래쪽에 금광호수를 바라보며 걸을 수 있는 데크길이 구부러진 곡선 형태로 길게 조성되어 있다. 그 길을 걸어서 하늘전망대로 간다.
하늘전망대는 커다란 둥근 원기둥 모습이다. 나선형으로 아주 완만하게 오를 수 있게 계단 없이 약간 경사가 지게 만들어놓았다. 누구나 다 올라갈 수 있다. 장애가 있거나 노약자들도 천천히 걷거나 휠체어 같은 걸 타고도 오를 수 있다.
하늘전망대는 바람이 불면 전체가 흔들리는 구조로 설계가 되어 있단다. 아래쪽은 사람들이 걷는 발자국 소리만 나는데 위로 올라가니 살짝 흔들린다. 안전하게 설계가 되어 있다고는 하나 바람이 거세게 불면 무서울 수도 있겠다.
하늘전망대 꼭대기에서 사방팔방 금광호수를 조망해 본다. 하늘전망대가 금광호수에 둘러싸여 있는 모양이다. 햇빛이 비추는 쪽은 호수 위 윤슬이 은빛으로 반짝이는 게 잔잔한 물결 모습까지 수놓아주어 참 아름답다.
내려와서 금광호수길 다시 걸으며 호수에 비친 나무 물그림자를 담아본다. 초록이 깨어나고 꽃이 피면 더 아름다운 풍경이 되리라. 노을 지는 풍경과 한 겨울 새하얗게 눈 쌓인 풍경은 또 어떠하겠는가 상상을 해본다. 잠시 멈추어 AI에게 이런 모습 저런 모습을 부탁해 본다.
"와우! 대단해!"
이 짧은 시간에 내가 찍은 사진을 바탕으로 AI가 만들어내는 풍경은 그 어느 화가의 그림 못지않다.
"올 가을에는 안성 팜 코스모스 꽃길도 꼭 걸어보리라."
다음을 기약하며 천천히 오늘 안성 첫 여행을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