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화성 성곽길
수원화성 성곽길은 언제 가도 좋은 곳이다. 수원미디어센터가 수원청소년문화공원 내에 있을 때는 지나는 길에 공원을 자주 갔었는데, 이제는 가는 길에 전통시장과 성곽길을 자주 걷게 된다.
"의도하지 않아도 우연히 생기는 복이라고나 할까? 행운이라고나 할까?"
오늘도 수원미디어센터에서 상영해 주는 영화 <드라이브 마이 카>를 보러 가면서 시장에서 현미 누룽지 한 봉지(※ 요즘 간식으로 우유에 누룽지를 타서 데워서 여러 가지 견과류를 넣어 먹으니 맛이 있다)를 사고 성곽길로 올라간다. 영화 상영 시간이 저녁 6시 30분이라서 1시간 전에 집을 나왔다. 집에서 수원미디어센터까지는 도보로 40여 분 거리이다.
시간대가 이제 막 해가 지려는 석양이다. 팔달산 서장대 쪽에는 해가 떠서 연한 빛을 발하고 있다. 어떤 때는 아주 빨갛게 동그랗게 지기도 하는데 오늘은 좀 빛이 퍼져 해 모양이 잘 안 보인다.
"미세먼지 탓인가?"
그러고 보니 하늘이 조금 맑지는 않다.
늘 가는 대로 남수문에서 동남각루로 올라간다. 성곽길 아래쪽으로 개나리가 활짝 피었다. 동남각루 옆에도 개나리가 노랗게 무리 지어 피어났다. 꽃과 석양을 함께 담아보려고 애쓴다. 해가 빨갛게 담기면 예쁘련만 조금 아쉽다.
매화도 산수유도 매화도 만개를 했다. 지난 주와는 확연히 다르다. 목련은 커다란 하얀 꽃송이를 펴고 반갑게 환영인사를 한다. 지난주에는 꽃도 안 피었던데 금방 피었다. 꽃이 활짝 핀 만큼 꽃을 보는 내 마음도 환하게 피어난다.
정원이 없는 집에 살고 있지만 전혀 그런 집이 부럽지 않다. 정원 있는 사람은 애써 가꾸어야 하지만 성곽길은 일부러 가꿀 필요가 없다. 그저 자주 걸으면서 즐기기만 하면 된다.
"산행도 산책도 여행도 좋아하는 사람은 세상 모든 산과 길과 들이 모두 다 제 것이다."
그저 가기만 하면 된다. 가서 걸으면서 눈여겨보아 주고 자연의 아름다움에 탄성을 지르면 된다. 일부러 그러는 것도 아니다. 저절로 나오는 감탄이다. 꽃도 나무도 나도 한껏 취하는 봄사랑이다. 봄은 꽃이 있어서 행복하다.
오늘도 열기구가 떠 있다 조금 있다가 보니까 창룡문쪽으로 가 앉는다. 성곽길 위를 한 바퀴 돌고 내려간 모양이다.
한옥숙박시설 <남수헌> 위쪽에도 개나리와 매화가 활짝 피어서 한옥의 모습과 잘 어우러진다. 한옥과 꽃과 석양을 함께 담아본다.
수원미디어센터에서 설문조사에 잘 응답했다고 보내준 컴포즈 커피까지 한 잔 주문해서 가져간 병에 담아달라고 한다. 카페인 민감해서 밤에 커피를 먹으면 잠이 안 오니까 내일 여행 갈 때 마실 예정이다.
영화 보고 돌아오면서 보니까 <남수헌>은 오늘 개관식을 한 모양이다. 한옥에 불이 켜져 있어서 야경이 예쁘다. 도로변에는 안내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수원천도 빛으로 빛나고 보름달 모양 야경이 멋진 식당도 재건축을 하려는지 철거를 했다. 어제 수원재래시장이 <백년시장>으로 선정되어 재탄생한다고 신문에 났더니만, 그새 수원천에도 현수막이 걸려있다. 수원화성 성곽길 잇기 사업으로 노후주택을 철거한다는 안내이다. 그렇잖아도 팔달문에서 수원화성성곽길 오르다 보면 오른쪽 수원화성 옆에 아주 오래된 방치된 집들이 눈에 거슬렸는데 참 잘 되었다. 전통시장이 8개나 몰려 있는 우리 수원이 수원화성과 성곽길과 함께 멋진 관광명소가 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