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 원미산 진달래 동산 포토 트래킹
"햐! 포토 트래킹이라니, 이건 뭐지?"
45수도산에서 공지가 올라왔는데, 포토라는 말에 깜짝 놀란다.
"산행은 안 하고 사진만 찍는다고? 함 가보자."
난 궁금한 건 못 참아서 신청을 한다. 그리고는 이전 기록을 보니 다들 공주 드레스를 입고 '공주님 저리 가라' 하는 모델 포즈로 사진을 찍었다. 그래서 나도 최대한 깔끔한 복장으로 차려입고 나갔다. 치마를 입고 가기에는 좀 춥겠고, 안에 내복은 벗고 가볍게 입었다. 물론 모자도 깔맞춤으로 챙겼다.
오후 2시에 부천종합운동장역 2번 출구에서 모여 두세 시간 원미산 진달래 동산을 걸을 예정이란다. 나는 이곳은 두 번째 가는 건데, 이번에는 진달래를 보면서 사진 찍고 즐기는 트래킹이란다.
원미산 진달래 동산은 아담하다. 반달 모양 비스듬한 언덕에 온통 진달래를 심어서 잘 조성해 놓았다. 해마다 이맘때 원미산 진달래 축제를 한다. 진달래 동산을 한 바퀴 바깥 원으로 크게 돌고 가운데 길로 내려왔다가 또 가운데 샛길로 요리조리 허릿길을 따라 천천히 걸으면서 사진을 찍으면 한두 시간 정도면 충분하다.
아, 그런데 놀랄 일이 또 있다. 집결지에 가보니 세상에나 참석인원이 대장님 포함 51명이란다. 내가 신청할 때까지만 해도 20여 명 정도였는데 그새 두 배 이상이 늘어난 거다.
"이건 또 뭐지?"
신기한 게 한둘이 아니다.
대장님 포함 드레스 코드 여인들은 세 명, 순백의 하양에다 정열적인 빨강 하늘하늘 블링블링 파티 드레스 차림이다. 가방 한가득 꽃 달린 모자며 치렁치렁 늘어뜨리는 레이스 스카프며 소품들도 많다. 다른 이들도 분홍분홍 스웨터에 꽃데님 재킷에 빈티지 머리 두건에 멋을 한껏 부렸다. 검정 위아래 옷과 모자로 서부 스타일 연출을 한 이도 있다. 안 꾸민 듯 자연스러운 차림들도 그래서 더 예쁜 모습이다. 준비 이상 무! 완벽한 모델 코드 완성이다!
"그럼 출사 작가님들은?"
"걱정을 마세요."
한두 분이 아니다. 5명도 넘는 듯하다. 나는 45수도산은 가입 후 두 번째 참석이라 아직 누가 누구인지 익히지를 못해서 알은체를 못하지만 "작가님 작가님" 하고 옆에서 부르는 소리를 들어보면 안다. 거기다가 들고 오신 카메라만 봐도 금방 알아본다. 카메라 거치대에 무거운 카메라를 들고 이동하시는 모습이 '내가 바로 전문 출사작가'임을 잘 보여주고 있다.
진달래꽃은 만발했다. 2~3일 후가 축제일이긴 하나 그때는 사람이 너무 많을 듯하여 미리 갔는데 흡족하리 만치 활짝 피었고 색감도 곱다. 날씨도 따뜻해서 사진 찍으면서 돌아다니기가 참 좋다. 새로운 것을 좋아하는 나는 드레스 코드 이쁜님들과 함께 다니며 신이 났다. 새로움은 내게 활력소라서 보기만 해도 엔도르핀이 팡팡 솟는다. 시도 한 수 지어본다.
♡진달래 동산 / 서주형♡
네가 꽃이냐
내가 꽃이냐
같은 줄기에서
해마다 새롭게
피어나는 너는
차암 좋겠다
활짝 핀 진달래
분홍분홍 꽃잔치에
아득한 청춘을
불러낸다
놀아보자
놀아보자
누가 누가 잘 노나
내기해 보자
꽃은 나로 물들고
나는 꽃으로 물드는
볼 발그레 첫사랑
진달래 동산
한 사람 한 사람 이 작가님 저 작가님 카메라에 몸을 맡기고 하라는 대로 포즈를 취하며 한가로운 시간을 보낸다. 두 시간이 순식간이다. 즐거운 일을 할 때는 그렇다. 기쁨이 두 배, 세 배이다.
오후 4시에 부천종합운동장역 4번 출구 쪽에 있는 <미가 차이나> 중식당으로 뒤풀이를 하러 간다. 다들 따로 가고 20여 명만 함께 간다. 우리 테이블은 쟁반짜장 2개와 탕수육(소)을 주문했는데, 여자 4명이 먹기에 딱 적당하다. 중식 올만에 먹었는데 아주 맛이 있다. 짜장은 구수하고 탕수육은 입안에서 살살 녹는다.
카페에 올라온 사진작가님들 출사 작품을 보니 우리들 아름다움에 그만 황홀하다 못해 취하고 만다.
"이 나이에 이런 호사를 누려도 되나?"
그래서 십 년은 더 젊어진 것 같다. 약으로도 못하는 회춘을 진달래꽃과 출사 작가님들 덕분에 거저 먹고 누리며 오늘도 행복한 하루가 저물어간다. 리딩 대장님과 멋진 사진 남겨주신 작가님들과 함께 한 이쁜님들에게 감사드린다.
※ 나보다 더 어여쁜 드레스 코드 여산우님들 사진은 초상권이 있을까 싶어 못 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