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휴 지겨워.
회사에서 신사업을 찾아야하는 미션이 떨어졌다.
신입으로 대기업 입사해서 신사업 TF에 차출돼서 신사업을 기점으로 10년 째 신사업만 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다보니 업무 역량과 스펙트럼도 넓어지고 내 사업을 하게되기까지 했지만, 이제는 슬슬 물린다.
스타트업에겐 기존 사업만으로 버티기엔 한계가 찾아오는 순간이 있다.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지금의 성공이 영원할 거라는 보장은 없다. 그래서 스타트업이 생존하고 성장하려면 새로운 무언가가 필요하다. 하지만 스타트업 DNA가 없다면 신사업 개발은 쉬운 일이 아니다. 냉정히 말해, 그저 예쁜 PPT나 잘 나가는 벤치마킹으로는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신사업 아이템을 찾아가는 방법은 무엇일까? 이제까지의 경험을 토대로, 그 방법들을 정리해보았다.
아이템을 찾는 첫걸음은 고객의 문제를 진짜로 해결하는 데 있다.
많은 스타트업이 “이게 대박 아이템이다”라는 착각에 빠지기 쉽지만, 사실 모든 성공은 고객의 불편함에서 시작된다. 유니콘이 된 스타트업들을 보면 쉬워진다. 토스 / 배민 / 노션 등 아무 기업이나 뽑아서 살펴봐도 고객 불편함이 명확하다.
고객이 당장 필요로 하는 것을 제대로 잡아낸다면, 그 순간부터 아이템은 스스로 그 방향을 찾기 시작한다. 스타트업 DNA란 고객의 문제에 끊임없이 집중하는 힘이다. 그게 없다면, 신사업 아이템은 그저 예쁜 아이디어일 뿐이다.
스타트업 DNA를 가진 팀은 아이템이 떠오르면 곧장 작은 실험을 해본다. 큰 투자를 하기 전에 가볍게 시장 반응을 테스트해보는 것이다. 가설을 세우고, 검증하고, 수정해가며 반응을 체크하는 과정이 필수다.
예를 들어, SNS에 간단한 광고를 걸어본다거나, 무료 체험판을 돌려보는 식의 테스트가 가능하다. 이 과정을 통해 확신을 얻을 때까지 반복하면서 점점 아이템을 다듬어가는 것이 스타트업의 기본 전략이다. 작은 실패를 경험하지 않고는 성공도 없다.
가끔은 너무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려다 오히려 고객이 필요로 하지 않는 제품을 만들기도 한다. 그러니, ‘이게 정말 필요한가?’라는 질문을 계속 던져보는 게 중요하다. 그럴싸한 니즈가 아니라, 진짜로 사용하고 싶은 아이템인지 냉정히 판단해야 한다.
생각보다 스타트업이 내놓은 많은 아이템이 이런 검토 과정을 거치지 않는다. 내 아이템이 내가 보기엔 대단해 보일 수 있지만, 냉정하게 보자면 고객의 눈엔 그저 번거로운 추가 기능일 수도 있다. 그러니 최종적으로 고객이 당장이라도 지갑을 열 아이템인가, 자꾸 묻고 또 묻는 과정이 필요하다. 서로 쥐 뜯고 싸울만큼 강한 챌린지와 Q&A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신사업은 무작정 새로운 시장으로 뛰어드는 게 아니라, 기존 사업과의 연계성을 생각하는 게 중요하다. 지금까지 우리가 쌓아온 역량과 경험이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는 분야에서 찾으면, 리스크도 낮고 성공 가능성도 높아진다.
기존 고객층을 기반으로 신사업을 구상하거나, 기존 제품의 확장성을 고려한 아이템을 발굴해보자. 그렇게 하면, 기존 자원과 팀의 역량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신사업이라고 해서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뛰어드는 것만이 정답은 아니다.
결국, 신사업을 준비하려면 스타트업 DNA가 중요하다. 고객의 불편함에 집착하고, 작게 시작해 검증하며, 진짜 니즈를 파악해야 한다. 그저 PPT로 포장된 아이템을 쫓는 것만으로는 성공하기 어렵다. 냉정하게, 그리고 끊임없이 방향을 고민하면서 신사업의 길을 찾아가야 한다.
그래서 결론은 하나다. 시작은 고객, 끝도 고객이다. 신사업을 하겠다면 고객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솔루션을 끊임없이 고민하자. 그게 진짜 스타트업이 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