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 들어가면 누구나 한 번쯤 느끼게 된다.
'내가 이 사람들과 협업을 하고 있는 건가, 아니면 경쟁사랑 줘 뜯고 있는 건가.'
서로의 의견을 듣기보다 각자 자기 목소리만 높이고, 갑자기 내 팀과 저 팀 사이에 눈에 보이지 않는 벽이 생기면서 협업은 무너진다. ‘아, 이건 그냥 서로 줘 패고 싶어지는 구간이구나…’라는 순간들이 의외로 자주 찾아오는 것이다.
나는 PM으로 일할 때, 이런 순간을 수도 없이 겪었다.
특히 프로젝트의 중심에 있는 사람으로서 팀 간 사일로가 쌓이면 그만큼 답답함도 배로 느껴진다. ‘왜 이들이 이렇게 나와야 하는 걸까?’ 하는 생각이 머릿속을 맴돌지만, 상대방도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이걸 풀어야 할 책임이 PM인 나에게 있다는 것이다. 문제 해결은 PM의 핵심 역할이니까. 이는 어느 회사나 비슷한 풍경일 것이다.
사일로는 결국 팀 간 소통 부족에서 발생하고, 갈등의 뿌리를 알고 나면 다행히도 '욱'하는 감정은 조금씩 사라졌다. 나만의 해소법으로는 몇 가지 원칙이 있다.
1:1 대화 원칙 – 사일로로 고생할수록 모든 대화는 솔직한 1:1로 한다. 회의실에 여러 명이 모이면 결국 다시 벽만 높아지기 마련이니, 직접 만나거나 작은 논의부터 풀어가 본다. 한 사람씩 만나 솔직하게 얘기를 털어놓고, 그 속에서 감정적인 벽을 허물어가는 것이다. 결국 문제는 상호 이해를 통해 조금씩 해결되기 시작한다.
욕심을 버린다 – 내 아이디어가 무조건 채택되어야 한다는 집착을 버린다. 때론 내 아이디어가 아닌 쪽이 회사에 유리할 수도 있고, 내 의견을 밀어붙이기보다 조금 유연하게 대처하다 보면 벽은 조금씩 낮아지기도 한다.
유머로 무장하기 – 냉소적인 유머는 때론 최고의 무기다. 잘못된 방향으로 갈 때 우회적으로 유머를 곁들이면 상대방의 마음을 누그러뜨릴 수 있다.
PM으로서 사일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프로젝트 전체가 흔들리기 쉽다. 다른 팀과의 벽을 허물지 못한다면 그 결과는 결국 나와 내 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나는 늘 사일로가 생길 때마다 먼저 내 감정을 다스리고 문제를 분석하며, 작은 시도부터 하나씩 해본다. 결국 협업이란 서로의 벽을 낮추는 데서 시작하고, 그 벽을 허물면 의외로 더 많은 가능성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