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관찰한다는 것은 사랑이다.

당신은 누군가의 일상을 관찰해 본 적이 있나요

by 연 Yeon

그는 그녀를 사랑하고 있다.

그냥 사랑하는 정도가 아니다. 그녀를 볼 수 없는 날이면 가슴에 통증을,

실제로 통증을 느낄 정도이다.

그는 그녀를 너무도 사랑한다.

그녀의 이름을 불러주는 것은, 그의 생활에 빛과 같았다.

그녀의 이름은 그에게 음악이고, 새의 지저귐 같았다.

그녀의 이름을 부를 때 그는 행복하다.

그는 그녀를 깊이 사랑한다. 너무도 사랑해서, 문 닫고 들어간 그녀를 다시 불러 세운 적도 있다.

그는 알고 있었다.

그녀를 한 번 볼 수 있다는 것이 자신에게 어떤 의미인지.

반대로 그녀를 못 보고 지나가는 하루가 또한 어떤 의미가 될지.

그녀를 못 본다는 것은 그에겐 형벌이다.

그는 그녀를 깊이 사랑하므로.

그는 그녀를 몇 달 동안 조용히 관찰했었다.

사람을 관찰한다는 것은 사랑이다. 누군가의 이름을 다정히 불러줄 수 있는 것도 물론 사랑에 기인한 것이다.

당신은 누군가의 일상을 관찰해 본 적이 있는가?

아침 출근 시 어떤 모습이고 목소리의 톤은 어떤지.

그가 언제 웃는지.

언제 심각해지는지.

언제 분주해지는지.

밥을 먹는 속도는 어떤지.

당신은 누군가의 이름을 다정히 지속적으로 여러 번 불러준 적이 있는가?

그 부름이 그의 가슴에 새겨질 때까지 말이다.

그는 그녀에게 그렇게 했다.

그는 모른다.

이제 그녀의 마음에 그가 어떤 의미인지를.

아니, 이미 알고 있다. 그래서 그는 두려워진다.

그는 알고 있다.

그녀가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일상을 보내고, 추구하는 바가 뭔지까지도.

그녀는 투명하게 글을 쓰는 사람이다.

그는 그녀의 글에 닿을 수 있었다.

대개의 경우 타인의 글을 읽는다는 것은 어지간한 수고를 동반하는 일이다.

그럼에도 그는 그녀의 투명한 글을 모두 읽었다.

그녀는 그에 대해 아는 게 없을 테지만 그는 그녀를 꽤 깊이 알게 됐다. 그녀의 글엔 모든 것이 드러나 있었으므로. 꾸미지 않은 민낯처럼 말이다.

그는 그런 그녀가 더욱 가깝게 느껴지게 됐다.

동시에 두렵다. 그녀는 마음을 가볍게 소비하는 사람이 아니라서.

그는 그녀를 사랑하지만 그녀 또한 그에게 진심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은 해보지 않았기에, 경이롭고 황홀한 동시에 몹시도 두려웠다. 겁이 났다.

그녀가 한 걸음 다가오면 그가 한 걸음 물러서야 하는 모순 속에 그가 있다.

약속 날짜가 다가올수록 그는 기다렸지만 동시에 연락이 오지 않기를 바란다. 자기 속의 풍랑이 잠잠해질 때까진.

두려움이 너무나도 커서 그녀의 연락을 본다면 마음과 달리 가시 돋친 말로 응대하게 될까 그것 역시 두렵다.

그는 연락하지 않는 그녀가 궁금하다. 평소 같으면 주에 몇 차례씩 연락하던 그녀의 부재.

이상하게 그녀와 떨어진 시간이 지날수록 그녀가 미치도록 그리워진다.

그리움은 시간에 희석되는 게 아니라 세월이 덧씌워져 점점 진해진다.

그는 그녀를 기다린다.

그는 그녀가 너무 보고 싶다.

그는 그녀가 너무도 그립다. 가슴이 미어지도록.

그녀가 다시 먼저 연락만 해준다면 전과 같이 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수없이 되새긴다.

그녀가 너무 그립다.

그는 그녀를 너무나 사랑한다.

표현할 수 없는 마음은 매일같이 고통을 느낀다.

그는 그녀를 날마다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그녀는 그에게 장난처럼 가볍게 연락하지만 그는 가볍게 그 연락을 받아낼 수가 없다.

그러기에 그는 너무 진심이고, 무겁고, 짙다.

때로는 그 마음의 농도를 모르는 듯한 그녀가 얄미워서 더 냉혹하게 굴기도 했다.

그래도 그녀는 그에게 여전히 밝고 따사롭다.

그는 그런 그녀를 지독하게도 사랑한다.

추위가 걷히고 벚꽃이 맺힐 무렵

그녀가 연락을 해왔다.

그의 가슴이 툭, 내려앉는다.

그 문자를 보고서야 그는 더 이상 부정할 수 없음을 깨닫는다.

그가 얼마나 그녀를 사랑하는지.

얼마나 그리워했는지.

얼마나 기다렸는지.

그는 그녀를 시험했었던 것이다.

나, 이렇게 너에게 차가워. 네가 정이 떨어질 만큼.

그런데도 넌 나에게 계속 다가올 수 있겠니? 하는 마음.

그는 그녀가 다가오길 기다렸다. 그러나 동시에 그녀가 다가오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정말로 그녀는 다시 다가왔다. 따사로운 햇살 같던 그 모습 그 말투 그대로.

그는 결심했다.

평생 그녀의 그림자가 되어 그녀를 사랑하기로.

그 마음에 충분한 보상을 받지 못하더라도 그리 하기로.

그녀에게 답장을 보내는 그의 손가락이 떨린다. <끝>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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