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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삼이공키로미터 Dec 28. 2021

일요일 오후, 망원동

일요일 오후, 망원동은 한적하면서도 흥미로운 곳으로 변한다. 즐겁고 들뜬 표정의 연인들과 친구들. 골목골목 무언가 흥미로운 것이 없는지 찾는 그들의 눈빛은 사뭇 반짝이고, 서로 맞잡은 손은 단단하다. 




한편, 거리는 월요일을 준비하기 위해 차분히 가라앉아 있고 상점 주인의 표정은 한결 부드럽다. 난 아주 여유 있고, 느긋하게 투명인간이 되어 그들 사이를 지난다. 평소에는 소심해서 시도 못했던 관심 가는 식당의 메뉴를 아주 세세히 살펴보기도 하고, 식당을 찾아 헤매는 이들의 난처한 표정을 조심히 살피기도 한다. 사실 망원동에서 어딘가를 찾기는 쉽지 않다

교통편은 불편하고골목은 구불구불하고가게는 아주 작다게다가 서울답지 않게 간판도 작다이런 이유에서 인지 망원동에서는 갑자기 골목에 멈춰 서거나 두리번두리번 서성이는 이들을 유난히 자주 목격할 수 있다







망원동 최고의 장소를 꼽으라고 한다면 난 카페꼼마를 고를 것이다. 6층 건물을 온전히 채우고 있는 이곳은 책을 좋아하거나 혼자 놀기를 즐기는 사람들에게 최고의 장소이다.

햇살이 커다란 창으로 내리쬐고, 책으로 온전히 둘러싸인 아늑한 공간에서 맛 좋은 커피와 크로와상 세트를 6500 원에 먹을 수 있는 데다가 반값을 내면 커피 리필도 가능하다.

게다가 카페꼼마 근처에는 가성비 훌륭한 식당도 많이 있어 책을 읽다 출출해지면 후딱 나가서 뜨끈하고 알싸한 내장탕이나 속이 확 풀어지는 김치우동을 먹고 올 수 있다. 다만, 음악 선곡이 그다지 좋지 않은 것이 흠이지만 이 공간이 없다면 나의 망원동 외출은 절반으로 줄어들었을 것이다.


눈이 시큰하고, 허리가 뻐근해질 때까지 책을 읽다가 집에 들어갈 때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닭강정과 

                                                                                           










                        아내가 좋아하는 

                       고구마순 김치를 사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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