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함이란 모순

참 지혜란

by 천영희

어느 날 문득 창밖으로 펼쳐진 도시의 풍경을 보다가 생각에 잠겼습니다.

저마다의 자리에서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 높이 솟은 빌딩들 쉴 새 없이 흐르는 자동차의 물결 이 모든 것이 마치 거대한 유기체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문득 우리는 종종 이 복잡한 사회 속에서 ‘똑똑한 바보’들을 만난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권력이란 참으로 묘한 생선과 같습니다.

국민이라는 바다가 품어 기른 귀한 생선

우리는 이 생선을 나라를 잘 다스리고 국민을 이롭게 할 지혜로운 손에 맡겼습니다.

“자, 이 귀한 것을 가지고 우리 모두를 배불리 먹여주시오.”

간절한 마음으로 위임한 그 권력은 마땅히 공공의 목적을 위해 사용되어야만 합니다.

그것이 민주주의라는 약속의 가장 근본적인 토대입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우리는 종종 이 약속이 파괴되는 것을 목격합니다.

권력을 위임받은 이들 중 일부는 그 손에 쥐어진 생선을 ‘나의 것’이라 착각합니다.

그들은 더 많은 생선을 독차지하기 위해 혹은 자신과 가까운 몇몇 고양이들에게만 특별히 나누어주기 위해 발톱을 세웁니다.

그들은 자신이 가장 똑똑하다고 가장 능력이 있다고 믿습니다.

복잡한 법률을 만들고 정교한 시스템을 설계하며 수많은 논리를 전개합니다.

그런데 이상한 일입니다.

그들의 머리는 비상하게 돌아가는 듯 보이지만

그들의 시선은 언제나 발밑의 작은 이익에 머물러 있습니다.

눈앞의 생선 조각을 움켜쥐려다 정작 생선을 낳는 바다를 오염시키거나 바다 자체를 말려버릴 수도 있다는 사실은 간과합니다.

자신들의 조직 자신들의 집단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는 데 온 에너지를 쏟아붓습니다.

그것이 그들이 믿는 '가장 현명한 길'이라고 착각하는 듯 보입니다.

국민들이 힘들어집니다.

아래층의 벽돌들이 하나둘씩 빠져나가기 시작합니다. 기초가 흔들리면 아무리 화려한 꼭대기도 불안해질 수밖에 없다는 지극히 단순한 진리를 그들은 모를까요?

국민이 건강하고 행복하며 활력이 넘쳐야만 사회의 파이가 커지고 그 안에서 권력자들도 더욱 안정적이고 풍요로운 삶을 누릴 수 있다는 너무나 명확한 이치를 말입니다.

마치 제 발등을 찍으면서도 그것이 가장 똑똑한 행동이라고 믿는 듯한 모순

우리는 이럴 때 그들을 '똑똑한 바보'라고 부를 수밖에 없습니다.

진정한 지혜는 멀리 보고 모두를 아우르며 더 큰 가치를 위해 기꺼이 자신을 내려놓는 용기에서 나옵니다.

권력이란 결코 독점하거나 사유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닙니다.

그것은 끊임없이 흘러야 할 샘물이며 모두가 나누어 마셔야 할 생명수입니다.

우리가 맡긴 권력이 더 이상 '고양이 앞의 생선'이 되어 사라지지 않도록 깨어있는 눈으로 끊임없이 감시하고 제 목소리를 내야 할 때입니다.

그 바보 같은 춤이 멈추고,

진정으로 현명한 이들이

모두를 위한 길을 닦는 그날을 만들어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