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생각

오도독



발 없는 말이 천 리를 간다는 속담이 있다. 살다 보면 천 리를 가는 것뿐만 아니라 나중엔 이것저것 많이 먹고 살찌워 가는 듯 보인다.

처음에 내가 했던 말들이 점차 이상하게 뒤틀리더니 나중에 다시 내 귀에 안착했을 땐, 뉘앙스가 하늘과 땅 차이였던 적이 있다. 심지어 아무 생각 없이 말한 것임에도! 이 미쳐버린 살찐 경주마는 틈만 나면 나가고 싶어서 발을 뒹구는 것 같다. 아니면 어떻게 나도 모르는 사이 그렇게 되었을까.

가령 누군가에게 후배 칭찬을 했더니 삼일 뒤엔 아는 동생에게 그 후배를 좋아하냐는 말로 돌아왔다. 세상에나, 그저 할 말 없이 착하고 싹싹하다고 말하는 것이 이렇게 될 줄이야. 이것은 그나마 웃으며 넘기는 해프닝이었는데, 사실 주변에 보면 이런 일로 얼굴을 찌푸리는 사람들을 종종 볼 수 있었다.

정말로 사람이 말에 치어 죽을 수도 있는 일이기 때문에 말조심을 해야 한다는 것이었나 보다.


말을 조심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사람은 계속 말을 하니까. 그렇게 쉴 새 없이 말을 내보내다 보면 한두 마리 이상한 곳으로 질주하는 말도 있기 마련이다. 나도 방향은 어떻게 잡을 수가 없다.

그저 그 말이 이상한 곳으로 튀기 전에, 마구간에 얌전히 잡아 놓고 끊임없이 관리해줘야 한다. 빗질도 해주며 다듬고, 좋은 것만 먹여야 한다.


하지만 아직 마주가 어려, 그저 당근 하나만 깨물고선 여적 아무 곳이나 뛰어다니는 미친 말들을 잡지 못해 시름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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