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생각

실압근


실압근이라는 말을 들었다. 실전 근육이라고도 불리는 인터넷 용어로, 헬스나 운동선수가 아닌 현장에서 일하던 평범한 아저씨가 의외로 엄청난 힘으로 일하는 모습을 보며 그렇게 쓰고 있었다.


생각해 보면 어린 시절, 정말 지나가던 모든 사람들이 멋쟁이 어른 같았던 그 시절에 보았던 아저씨들은 정말 굵지 않은 팔뚝으로 으쌰으쌰 하며 모든 걸 처리했던 기억이 있었다. 보기엔 쉽게 슥슥 해치우던 그런 모습들이 이제 다 큰 나에게 다가왔을 땐 왜 그렇게 뻑뻑하고 애써도 해결이 안 되는지 잘 모르겠다. 아직 실전을 살기엔 조금 어린 걸까.


글을 못쓰고 있으면 브런치에서 알람이 온다.

글쓰기는 근육을 기르는 것과 같다. 매일매일 글을 쓰는 습관을 들여보자라는 취지의 말이 자주 눈에 띄게 핸드폰 화면 위아래를 왔다 갔다 한다. 핸드폰에선 하루에 정말 셀 수 없을 정도로 알림이 떴다가 내려가는데, 은행 어플 알림 말고 몇몇 알림이 내 눈에 꼭 띄며 나를 불편하게 한다. 그중 하나가 브런치 알람이다. 물론 이 알림이 싫거나 브런치 자체가 나쁘다는 생각이 아니다. 그냥 그렇게 가끔씩 근육을 기르자 같은 말이 뜨면 너무 뜨끔하기 때문이다.


침대에 누워 유튜브만 슥슥 올려보던 내 모습이 순간 병원에 누워있는 환자 같다는 생각이 든다, 손가락만 탁탁 움직이며, 피곤하면 자고, 목이 마르면 마시고 다시 눕고 하는 이 모습이. 차라리 아픈 것이라면 더 나은 상황일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그것은 그나마 병이 나아진다는 방향성이 있으니까. 이것은 그저 죽어가는 미물 느낌이 든다. 이런 공포, 내가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무기력이 나를 짓누른다는 것. 그렇기 때문에 브런치를 시작하긴 했지만, 근육을 기르는 운동은 곧 습관이 되어야 하듯 아직 초보인 나에게 근육이 붙지 않은 물렁살을 터덜터덜 흔들어본다.


아무것도 변한 것 없이 어제와 똑같이 살면서 다른 내일을 기대하는 것은 정신병 초기 증상이다.

세상에서 가장 현명한 사람 중 한 명이 말했다.

그래 생각이라도 다르게 하고 살아는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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