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가을 소풍 때 면 소재지나 형편이 조금 나은 집에서는 선생님 도시락을 샀지만 나는 땅콩을 가져가서 선생님께 드리기도 했다
국민학교 2학년 때인가 담임 선생님이 예뻤는데 할머니 눈에도 마음에 들었는지 스승의 날 즈음 마늘밭에서 뽑아 온 마늘종을 선생님 갖다 드려라고 손에 들려주셨는데 어린 마음에 부끄럽기도 하고 차마 갖다 드리기가 그래서 아랫방 가마니 뒤쪽에 몰래 두었는데 한참 지나고 나서 이상한 냄새로 인하여 나만의 완전범죄가 들통나서 제법 혼났던 기억이 있다
지금 같으면 둘 다 좋은 건데 부끄러운 것과 덜 부끄러운 것의 기준을 그 시절 어린 내가 만들었던 것 같다
흙 묻은 땅콩을 깨끗하게 씻어 찜기에 넣고 김이 난 후 10분 정도 찌면 영양 만점의 찐 땅콩을 맛볼 수 있는 계절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