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걷기를 하는 이유

by 임경환

맨발걷기는 그냥 하고 싶어서 한다.

사람들이 어싱이 어떻고 저싱이 어떻고 하기 오래전부터

난 그냥 맨살로 세상을 느껴보고 싶었다.

지금에야 어싱을 통해 염증을 줄이느니 면역력을 향상시키느니,

수면의 질을 개선한다는 둥,

여러 이론으로 떠들지만 난 그런 거 모른다.

알고 싶어할 의지도 없다.


우리는 감각을 통해 세상을 지각한다.

보고 듣고 느끼고 맛보고 냄새 맡으며 살아가는 세상을 파악한다.

신발을 신고 다니면 무심코 발에도 감각이 있다는 것을 잊게 된다.

발에도 감각이 있다. 촉각이다.

맨발로 걷게 되면 자동으로 촉각을 사용하게 된다.

맨발을 통해 내가 살고 있는 세상을 감지할 수 있다.

나는 되도록 모든 감각을 동원해서 내가 살고 있는 세상을 느끼고 싶다.

내가 살아있는 동안 최대한 내 모든 감각을 동원해서 느끼고 사랑하고 싶다.

나랑 공존하는 이 모든 것들을, 나를 위해 지탱해 주는 땅을,

그 모든 존재를 인정하고 고마워하고 싶다.

신발을 신고 다닐 때는 발의 촉각으로 느끼는 기쁨을 모르게 된다.

발을 통해 흙이랑 맞닿을 때 느낌이 얼마나 감미로운지를….


또 다른 장점이 있다.

맨발로 걷게 되면 더 조심해서 천천히 걷게 된다.

어차피 산책은 육체적 건강을 앞세우기보다 마음이 즐겁기 위해서다.

그래서 천천히 걷게 된다.

천천히 걸으면 더 많은 걸 보게 되고 더 느끼게 된다.

더 많이 느끼면 마음이 더 즐겁고

마음이 즐거우면 육체적 건강도 저절로 따라온다.

즐거우니 사람들도 좋은 맘으로 대할 수 있다.

그래서 적어도 마음에서 오는 병은 없게 된다.

그래서 나는 과학적 이유를 따진 적도 없고 따지고 싶지도 않다.

그냥 내 느낌으로

가끔은 천천한 걸음으로, 맨발로 걸으면 남들보다 하나 더 많은 감각으로

더 많은 기쁨을 누릴 수 있다.

이번에 몽골에 가서 야생화가 만발한 둥근 초원에서

천천히 맨발걷기를 했다.

청정한 공기와 선명하고 단순한 색깔의 세상에서

남들보다 더 천천히 걷고 더 오래 머물면서

아마 더 행복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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