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선물

251224

by 원호연


여러분들의 어린 시절엔 어떤 선물을 받고 싶으셨나요? 저는 미니카와 로봇을 그렇게 가지고 싶었거든요. 다른 동성친구들과 다르게 아기자기한 장난감을 바라지 않았던 이유는 4살 터울의 남동생이 있어서였을지도 모르겠어요. 무의식적으로 같이 가지고 놀 수 있을 만한 것들이 마음속에 와닿았던 것 같아요. 그래서 저의 어린 시절 크리스마스 선물은 언제나 원 플러스 원이었습니다. 서로 다른 거라도 받으면 그렇게 질투가 났었고, 평소에 싸우기도 엄청 싸웠으니 부모님 입장에서도 그냥 같은 것을 두 개 사서 나눠주는 게 마음이 편하셨을 거예요.


아무튼요 새벽에 눈 비비며 마음에 품었던 장난감을 받게 되는 기분은 그 시절, 그 시간에만 느낄 수 있는 감정인 거 같습니다. 전 꽤나 순진했던 탓인지 10살 정도까지도 산타의 존재를 믿었거든요. 그 예로 산타 할아버지는 여러 집을 돌며 선물을 나눠줘야 하니 얼마나 배고프고 힘드실까 하는 걱정이 들었습니다. 그 마음에 트리 밑에 간식을 놓아두면 어떨까 싶더라고요. 저는 당시 부모님에게 들키고 싶지 않았기에 냉장고 한편에서 슬라이스 치즈를 꺼내 접시 위에 철퍼덕 올려놓고 트리 밑에 놔뒀습니다. 물론 친히 비닐도 까서 말이죠. 내 간식을 드시고 힘내서 다른 집도 가셨길 바라며 혼자 뿌듯한 마음에 잠이 들었고, 아침에 눈을 떴을 때 그 치즈가 사라져 있길 바랐습니다. 결과는요? 네 치즈는 그대로였습니다. 순수했던 마음이 와장창 무너져 내리며 다음 해부턴 간식을 준비하지 않았습니다. 다 커버린 지금에서야 생각하건대 그때 부모님께서 치즈를 드셔주셨다면 제 순수함이 조금이나마 더 오래갔을까요? 너무 지난 일이 되어버렸네요.


아주 만약에 미래에 제 자녀가 생긴다면 순수함을 끝까지 지켜주고 싶은 마음이 반, 얼른 현실을 일깨워 주고 싶은 마음이 반입니다. 알다가도 모를 제 욕심이 웃기게 느껴져 내적 웃음을 지어봅니다. 이러나저러나 크리스마스는 추억을 회상시켜 주는 특별한 날임에는 분명합니다. 지금은 특별함 없이 평이한 일상으로 보내고 있지만요. 이번 크리스마스 땐 반대로 제가 선물을 드려볼까 합니다. 부모님께요. 그냥 그러고 싶어졌습니다.


메리 크리스마스입니다 독자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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