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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들의 어린 시절엔 어떤 선물을 받고 싶으셨나요? 저는 미니카와 로봇을 그렇게 가지고 싶었거든요. 다른 동성친구들과 다르게 아기자기한 장난감을 바라지 않았던 이유는 4살 터울의 남동생이 있어서였을지도 모르겠어요. 무의식적으로 같이 가지고 놀 수 있을 만한 것들이 마음속에 와닿았던 것 같아요. 그래서 저의 어린 시절 크리스마스 선물은 언제나 원 플러스 원이었습니다. 서로 다른 거라도 받으면 그렇게 질투가 났었고, 평소에 싸우기도 엄청 싸웠으니 부모님 입장에서도 그냥 같은 것을 두 개 사서 나눠주는 게 마음이 편하셨을 거예요.
아무튼요 새벽에 눈 비비며 마음에 품었던 장난감을 받게 되는 기분은 그 시절, 그 시간에만 느낄 수 있는 감정인 거 같습니다. 전 꽤나 순진했던 탓인지 10살 정도까지도 산타의 존재를 믿었거든요. 그 예로 산타 할아버지는 여러 집을 돌며 선물을 나눠줘야 하니 얼마나 배고프고 힘드실까 하는 걱정이 들었습니다. 그 마음에 트리 밑에 간식을 놓아두면 어떨까 싶더라고요. 저는 당시 부모님에게 들키고 싶지 않았기에 냉장고 한편에서 슬라이스 치즈를 꺼내 접시 위에 철퍼덕 올려놓고 트리 밑에 놔뒀습니다. 물론 친히 비닐도 까서 말이죠. 내 간식을 드시고 힘내서 다른 집도 가셨길 바라며 혼자 뿌듯한 마음에 잠이 들었고, 아침에 눈을 떴을 때 그 치즈가 사라져 있길 바랐습니다. 결과는요? 네 치즈는 그대로였습니다. 순수했던 마음이 와장창 무너져 내리며 다음 해부턴 간식을 준비하지 않았습니다. 다 커버린 지금에서야 생각하건대 그때 부모님께서 치즈를 드셔주셨다면 제 순수함이 조금이나마 더 오래갔을까요? 너무 지난 일이 되어버렸네요.
아주 만약에 미래에 제 자녀가 생긴다면 순수함을 끝까지 지켜주고 싶은 마음이 반, 얼른 현실을 일깨워 주고 싶은 마음이 반입니다. 알다가도 모를 제 욕심이 웃기게 느껴져 내적 웃음을 지어봅니다. 이러나저러나 크리스마스는 추억을 회상시켜 주는 특별한 날임에는 분명합니다. 지금은 특별함 없이 평이한 일상으로 보내고 있지만요. 이번 크리스마스 땐 반대로 제가 선물을 드려볼까 합니다. 부모님께요. 그냥 그러고 싶어졌습니다.
메리 크리스마스입니다 독자님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