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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사람 이야기

내 노래 119

by 대박이

나는 사람입니다, 지나는 모두가 나를 그렇게 불러요
눈이라고 해서 눈인 줄 알았는데
정성스럽게 나를 빚어 만든 당신 덕분에
나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당신은 지금 어디 있나요?
하늘에서 내려온 친구들은 벌써 돌아갔어요
사람이 된 나는, 사람이 되어서인지
이제는 사람들과 함께 머물러 있나 봅니다

시간이 흘러 새하얗던 내 모습이 점차 달라지고
처음엔 신기하게 바라보던 사람들도
이제는 눈길조차 주지 않네요
이곳에 내가 있는지조차 모르는 듯해요

당신은 지금 어디 있나요?
하늘에서 내려온 친구들은 벌써 돌아갔어요
사람이 된 나는, 사람이 되어서인지
이제는 사람들과 함께 머물러 있나 봅니다

슬퍼서 그런지 눈물이 흘러
내 몸이 서서히 사라지고 있어요
당신 덕분에 사람이 되어 오래 세상을 보았지만
이제 다시 하늘로 돌아가려 합니다

당신은 지금 어디 있나요?
다음에 다시 세상에 내려올 때
나는 당신을 만날 수 있을까요?
오늘도 눈물 흘리며 생각하네요

당신을 기다리며, 하늘로 돌아가요
다음 겨울, 다시 내려올 그날
그때는 꼭 당신을 다시 만나
다시 사람이 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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