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후조리
"첫 아이는 대부분 예정일보다 늦게 태어나요"
병원 검진 때 의사 선생님의 말씀이었다.
예정일을 일주일정도 앞둔 어느 날
당구장에 있던 남편에게 전화벨이 울린다.
"○○아 아무래도 진통이 시작된 것 같아 빨리 들어와야 할 것 같아"
"아냐 아직 예정일이 일주일은 더 남았어.
아직 아기가 나오진 안을거야. 거의 끝났으니 게임이 끝나고 들어갈게 "
이후로도 세 번의 전화를 더 받은 후에야 하던 당구게임을 중단하고 지인의 집으로 들어가니 힘겹게 누워서 진통 중인 아내가 보였다.
아내를 데리고 허겁지겁 병원으로 향했다.
초산이었던 22살의 산모는 그날 12시간의 진통 끝에 아들을 품에 안았다.
3일간의 병원생활을 끝내고 아이를 안고 아내의 친정으로 향했다.
"어머님 ○○가 아이를 낳았어요"
"이 집에서는 돌볼 수 없을 듯하네. 자네 집으로 가야 할 것 같네"
산모와 3일 된 아기는 다시 남편의 본가로 향했다.
"엄마 ○○가 아들을 낳았어요. 집에서 며칠만 보살펴 주세요"
"엄마는 해줄 수가 없다. 다른 곳으로 가"
"아니 엄마 갓난이와 산모가 어딜 가요? 친정에서도 못 봐주신다고 해서 갈 데가 없어요. 며칠만 보살펴주세요."
"안된다니깐 해줄 수 없어. 네가 데리고 가서 보살피든 알아서 해!"
23살의 아빠는 어린 아들과 아내를 데리고 또다시 발걸음을 옮길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이젠 여기저기 아는 지인들에게 전화를 돌리기 시작했다.
23살에 가정을 꾸린 친구는 주변에 아무도 없었기에
항상 같이 어울리던 교회 형님에게 전화를 건다.
"형 와이프가 애 낳았어. 우리 당구치 던 날 와이프가 진통이 시작돼서 애를 낳았는데 갈 데가 없어. 형 진짜 미안한데 형수님께서 우리 와이프랑 애를 돌봐주실 수 있을까?"
"내가 한번 물어보고 다시 전화해 줄게."
얼마 뒤 울리는 전화벨소리
"○○ 아 얼른 애랑 와이프 데리고 집으로 와. 밖에서 몇 시간 동안 있는 거니?"
"고마워 형 고마워 형"
눈도 제대로 뜨지 못하며 엄마를 바라보는 아이의 눈을 엄마는 한없이 바라본다.
밖에서 갓난아기와 몇 시간을 대기하느라 몸도 마음도 지쳐버린 산모와 젊은 아빠는 따뜻한 집의 온기에 마음을 놓을 수 있었다.
'휴~ 엄청 운 좋은 날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