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스
눈에서 뜨거운 눈물이 흐르는지 마음의 눈물이 흐르는 건지 알 수 없는 파도가 밀려온다.
나의 발끝부터 차오르던 파도는 순식간에 나를 집어삼킨다.
걷고 있는 이 발걸음이 내 발이 걷고 싶어 걷는 건지 꼭두각시가 된 건지 한 걸음씩 나아간다.
어느덧 해 질 녘 거리엔 사람들의 모습도 사라지고 거리엔 힘겹게 걷는 내 모습이 내 눈에 비친다.
이젠 정말 끝이다.
제발 싫다고 안된다고 결혼 후에 하고 싶다고 얘기했었지만 결국 더 이상의 저항은 무의미하였고 나는 임신하였다.
내 인생은 22에 멈췄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방법도 없고 살아갈 이유가 없다.
내겐 삶의 의미가 사라졌다.
고교시절 악착같이 하던 공부도 내 삶을 가꾸려던 노력도 이젠 아무 의미도 없다.
그에게 얘기했다. 여섯 번의 임신 후 나는 세명의 아이를 지켜냈고 매번 병원문턱에서 그와의 싸움 후 병원에 가지 않고 그냥 돌아올 수 있었던 세 번이 내겐 세 보물을 지켜낼 수 있었던 나의 삶이다.
나는 세 아이들의 엄마가 될 수 있었다.
매번 이유는 다양했다.
우리에겐 능력이 없다. 요즘 세상에 두 명의 아이는 힘들다, 등등의 다양한 이유를 갖고 늘 나를 설득했었다.
지켜내지 못한 보물들은 내게 커다란 상처가 되어있다.
여전히 그날의 기억이 평생을 잊히지 않아 괴로운 기억들은 내게서 떠나지 않는다.
지금의 나라면 그 당시 그 남자와의 헤어짐을 선택했을 텐데 그 헤어짐이 두렵지 않았을 텐데 20대 초반의 나는 그럴 힘도 그럴 능력도 없었다.
구차한 목숨을 이어가다 보니 50대가 되어서도 여전히 살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