젖은 발로 돌아온 너를
나는 말없이 감쌌다
툭—
불이 붙고,
너는 손을 녹이며 웃었다
그 모습에
나는
다 타는 줄도 모르고
너의 얼굴만 바라보았다
네가 따뜻해질수록
나는 제 모양을 잃었고
검게 부서졌다
다 타 버린 나를 보며
문득 네가 물었지
"이제는 왜 따뜻하지 않아?”
그제야 알았어
너는
내가 불이라는 걸
끝내 모르고 있었구나
그래서 그토록 예쁘게 웃을 수 있었구나
- 책 <슬픔도 다 쓰고나면 가벼워질까>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