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한서 Apr 16. 2023

3

사 월 십육일 일요일


나는 어떤 사람인가. 나는 무엇을 좋아하는가. 몇 년을 고민하고 생각해 봐도 끝끝내 답을 찾을 수 없는 질문들이다. 나는 책을 좋아하고, 영화를 좋아하고, 예술 작품을 사랑한다. 그 속에 담긴 의미 찾기를 즐기고, 전문가들의 대화, 강연을 듣길 좋아한다. 


마치 내가 똑똑해진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달까. 실상은 그렇지 않지만 마치 내가 전문가가 된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나는 그 감각을 즐긴다. 그 전문가가 되기까지의 과정과 노력을 하지 않지만 말이다. 


이런 순간 속에서 나는 항상 회의감에 휩싸인다. 무언가를 배우고 앎은 즐거운 일이지만, 그 결과를 얻기 위한 노력은 하고 싶지 않고, 누군가가 얻은 지식을 그저 사유하고 싶다는 것은 마치 날로 먹고 싶다는 말 아닌가. 참으로 이기적이고 모순적이지 아니할 수가 없다. 


나는 다시 생각한다. 정말 나는 무엇인가. 나는 어떤 걸 하고 싶고 어떻게 하고 싶은 걸까. 

작가의 이전글 2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