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통증을 수반하는 질병 '대상포진'
여름철은 일교차가 크고 에어컨 사용이 잦아지면서 체온 변화가 심해지는 시기다. 이럴 때 면역력이 떨어지기 쉬워, 피부와 신경을 동시에 공격하는 대상포진이 자주 발생한다.
이에 따라 전국 지자체들도 대상포진 무료 예방접종 대상을 확대하면서 대응에 나서고 있다.
대상포진은 수두와 동일한 바이러스인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가 몸속 신경에 잠복해 있다가 면역력이 약해졌을 때 활성화되며 발생한다. 피부에 수포가 생기고 극심한 신경통을 동반하는 것이 특징이다.
겉으로 보이는 증상은 붉은 물집이지만, 내부에서는 신경을 따라 바이러스가 퍼지며 신경 뿌리에 염증을 일으킨다. 이 염증이 통증의 원인이 된다.
대부분 몸 한쪽에 띠 형태로 나타난다. 대상포진의 ‘대상’은 ‘띠’를 의미하는 한자에서 유래했는데, 실제로 바이러스는 척추에서 갈라져 나오는 신경을 따라 몸의 특정 부위를 중심으로 퍼진다.
양쪽 모두에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는 드물며, 보통은 오른쪽 혹은 왼쪽 중 하나에만 집중된다. 감각 이상도 함께 동반된다. 물집이 생긴 부위에 찬 솜을 대면 한쪽은 멀쩡한데, 다른 쪽은 감각이 둔하게 느껴지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문제는 바이러스가 신경 뿌리를 깊게 침투해 염증을 유발하면, 치료 후에도 통증이 수개월, 길게는 수년간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이를 ‘대상포진 후 신경통’이라고 부른다. 초기 대응이 늦거나 약물만으로 증상 조절이 되지 않을 경우, 이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
초기 진단이 중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겉으로는 단순한 피부 질환처럼 보여 내과나 피부과에서 약물 치료를 시도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통증이 쉽게 가라앉지 않는다면, 바로 통증의학과에서 ‘신경치료’를 받아야 한다.
신경치료는 염증이 생긴 신경 부위에 직접 약물을 주사하는 방식으로, 빠른 시일 내에 시도할수록 대상포진 후 신경통 발생률을 크게 낮출 수 있다.
김찬 김찬병원 대표원장은 발병 후 72시간 안에 신경치료를 받을 것을 권한다. 이 시기를 놓치면 피부 증상이 사라진 후에도 통증이 지속될 수 있으며, 일반적인 진통제로는 조절이 어렵다. 때문에 수포, 띠 모양 발진, 감각 이상, 편측 증상이 보이면 곧바로 병원을 찾아야 한다.
대상포진은 고령층에서 자주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최근에는 젊은층에서도 환자 수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면역력 저하가 원인이기 때문에, 과로, 스트레스, 수면 부족 등으로 면역 체계가 약해진 20~30대에게도 위험한 질환이다.
감기처럼 지나가는 가벼운 바이러스 감염과 달리, 대상포진은 일단 발병하면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준다. 초기 통증은 신경을 따라 찌르는 듯한 자극으로 시작되며, 발열과 두통, 근육통이 함께 나타나기도 한다. 심한 경우 피부에 남은 흉터와 신경 손상이 후유증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여기에 여름철은 체내 수분이 쉽게 빠져나가고, 에어컨 사용으로 체온 조절이 어려운 시기라 면역력 관리가 더욱 어렵다. 무더위를 피하려다 오히려 감염에 취약해질 수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대상포진의 위험성이 부각되면서, 전국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무료 예방접종 대상을 확대하고 있다. 경남 사천시는 오는 23일부터 65세 이상 고령층을 대상으로 유료 예방접종을 시작한다.
사천시에 1년 이상 거주한 시민이라면 신청 가능하며, 보건소에 신분증과 주민등록등본을 지참해 방문하면 접종받을 수 있다.
경북 예천군은 더 나아가 무료 접종 대상을 기존 65세 이상에서 50세 이상으로 확대했다. 16일부터 예산 소진 시까지 순차적으로 접종을 진행하며, 관내 6개월 이상 거주한 주민이 대상이다.
60세 이상은 16일부터, 55세 이상은 23일부터, 50세 이상은 30일부터 접종이 가능하다. 지정된 17개 위탁의료기관에서 신분증을 지참해 방문하면 된다.
대상포진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접종 외에도 면역력 관리가 기본이다. 규칙적인 생활과 충분한 수면, 수분 섭취가 중요하며, 가급적 스트레스와 과로를 피해야 한다. 특히 계절이 바뀌거나 일교차가 큰 날씨에는 외출 시 체온 조절에 신경 써야 한다.
음식 섭취도 중요한 관리 요소다. 평소 면역 기능을 보조하는 것으로 알려진 단백질, 비타민, 항산화 성분이 풍부한 식재료를 꾸준히 섭취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반면, 당분이 많거나 기름진 음식은 면역 체계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이미 대상포진을 겪은 경험이 있다면, 더욱 철저한 생활 관리가 요구된다.
아직 대상포진 예방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중장년층이라면, 가까운 보건소에 문의해 무료 또는 유료 접종 지원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예방은 치료보다 빠르고 확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