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마다 화장실 가느라 깼다면… 단순한 수면문제 아닐 수 있어
여름철은 땀이 많이 나고 갈증도 자주 생기는 계절이다. 밤에 소변을 보러 깨는 날이 많고, 활동량이 많아져 쉽게 피곤해지기도 한다. 그런데 이처럼 흔한 여름 증상으로 보이는 것들이 실제로는 당뇨병의 신호일 수 있다. 특히 증상이 미약하거나 없어서 조기에 알아차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상태를 방치하면 혈당이 계속 올라가 결국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2022년 기준 국내 30세 이상 성인의 당뇨병 유병률은 14.8%였다. 7명 중 1명꼴로 약 533만 명에 해당한다. 65세 이상은 유병률이 30%에 달한다. 그러나 진단받지 못한 채 당뇨병 전단계나 초기증상을 모르고 지내는 사람도 많다. 아래는 당뇨병을 조기에 의심할 수 있는 대표 증상 8가지다.
혈당이 높아지면 신장은 혈액 속 포도당을 걸러내기 위해 수분을 더 많이 사용한다. 이 때문에 소변량이 증가하고 화장실에 가는 횟수도 잦아진다. 특히 하루 소변량이 3리터 이상이 되거나, 자는 도중 2회 이상 깬다면 단순한 수면장애가 아닌 당뇨병의 초기 신호일 수 있다.
잦은 배뇨로 체내 수분이 빠르게 빠져나가면서 심한 갈증이 동반된다. 입이 마르고 물을 자주 마시는데도 갈증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혈당 문제를 의심할 필요가 있다. 탈수가 심해지면 어지럼증이나 두통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열이 없는 상태에서 체온 상승까지 느껴질 수 있다.
당이 혈관에 오래 머무르면 미세혈관에 손상이 생긴다. 그중에서도 눈의 모세혈관은 민감하게 반응한다. 눈이 침침해지고 시야가 뿌옇게 흐려지며, 갑자기 한쪽 눈에만 시야장애가 생기거나, 양쪽 눈이 번갈아 침침해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방치하면 시력 저하뿐 아니라 실명으로 이어질 수 있다.
혈당이 높지만 에너지로 제대로 사용되지 못하면 몸은 금세 지친다. 활동량과 관계없이 쉽게 피로하고, 아침에 일어나도 개운하지 않으며 낮에도 졸음이 쏟아지는 경우가 잦다. 휴식을 취해도 피곤함이 지속된다면 단순한 피로가 아닌 당 대사의 문제일 수 있다.
음식을 많이 먹었는데도 금세 배가 고프다면 혈당을 조절하는 인슐린 작용에 문제가 있다는 뜻이다. 포도당이 세포 안으로 흡수되지 못해 몸은 계속해서 에너지를 요구하게 된다. 이로 인해 과식하게 되지만, 체중은 오히려 줄어들 수도 있다. 다식과 체중 감소가 동시에 나타난다면 당뇨병의 가능성이 높다.
혈당이 높은 상태가 지속되면 혈관이 손상되고 혈류 흐름이 나빠진다. 그 결과 몸의 면역반응이 약해지고 상처 회복 속도도 느려진다. 가벼운 상처인데도 몇 주, 길게는 몇 달 동안 낫지 않거나 염증이 잘 생긴다면 혈당 수치 점검이 필요하다. 특히 발, 다리 등 말단 부위에 상처가 생긴 경우에는 감염 가능성도 높아진다.
목 뒤, 겨드랑이, 사타구니처럼 주름이 있는 부위의 피부가 갈색이나 회색으로 어두워진다면 인슐린 저항성이 높아졌다는 신호다. 흔히 아칸토시스 니그리칸스(Acanthosis Nigricans)라고 불리는 증상이다. 표피가 두꺼워지고 거칠어진 피부는 단순한 색소 침착이 아니라 당뇨병으로 이어질 수 있는 중요한 경고 신호다.
고혈당은 혈액의 점성을 높이고 말초 혈류를 방해한다. 그로 인해 손발 끝부터 저릿한 감각, 통증, 찌릿함이 발생한다. 흔히 말하는 '손발 저림'이 당뇨병의 전조일 수 있다. 신경이 손상되면 감각이 둔해지기도 하고 반대로 예민해져 잠을 자기 힘들 정도로 통증을 느끼기도 한다. 당뇨병성 신경병증은 시간이 지날수록 악화되므로 초기에 대처해야 한다.
공복 혈당이 100mg/dL에서 125mg/dL 사이, 또는 당화혈색소 수치가 5.7%에서 6.4% 사이에 해당하면 '당뇨병 전단계'로 분류된다. 이 구간에 해당하면 대부분 5년 이내에 2형 당뇨병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2014년 발표한 자료에서 고혈당 상태를 방치할 경우 5년 이내에 당뇨병으로 진행될 수 있다고 밝혔다.
당뇨병 전단계는 증상이 없거나 경미하다. 하지만 혈당 조절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췌장의 인슐린 분비 능력이 급격히 떨어지고, 회복도 어렵다. 이 시기부터 식사 조절, 체중 관리, 운동 습관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2형 당뇨병은 식생활과 운동 습관 등 생활 요인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체중 관리가 핵심이다. 체질량지수가 23kg/m² 이상이라면 과체중으로 분류되며, 이 경우 체중의 5~10%를 줄이고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주당 150분 이상, 하루 기준 30분가량의 중강도 운동을 추천한다. 걷기, 자전거 타기, 수영, 줄넘기 등이 효과적이다. 규칙적인 운동은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하고 혈당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
식사도 중요하다. 정제 탄수화물 대신 현미, 콩류, 채소 등 섬유질이 풍부한 식재료를 섭취해야 한다. 당지수가 높은 음식을 피하고, 단백질과 건강한 지방을 적절히 섭취하는 것이 혈당 안정에 도움을 준다.
금연은 필수다. 흡연은 당뇨병 합병증을 악화시키고 심혈관질환 위험을 높인다. 음주는 가능하면 피하고, 불가피한 경우에도 소량만 섭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