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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걀 속 ‘흰 끈’과 ‘빨간 점’의 진짜 정체

알끈과 혈반, 버릴 필요 없는 달걀 속 숨은 비밀

by 헬스코어데일리
5680_9180_027.jpg 달걀 빨간 점의 정체. / Miftahurrahman96-shutterstock.com

달걀을 깨던 순간, 노른자 옆에 붙은 '하얀 알끈'과 '빨간 점'이 눈에 들어왔다. 괜히 찜찜해 젓가락으로 건져낸 사람도 있을 거다. 인터넷 어딘가에서 “콜레스테롤 덩어리라 혈관에 안 좋다”는 말을 본 적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말은 완전히 잘못된 정보다. 알끈은 콜레스테롤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단백질 성분으로, 달걀 속에서 노른자가 가운데 자리를 잡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대한양계협회 김동진 국장은 “알끈은 콜레스테롤과 무관한 단백질 성분”이라고 말한다. 달걀 속 알끈은 노른자가 껍데기 속 중심에 고정되도록 잡아주는 단백질 줄이다. 노른자가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게 붙잡아주는 지지대 역할을 한다.

5680_9178_026.jpg 달걀 프라이. / siamionau pavel-shutterstock.com

알끈은 흰자의 점액물질인 뮤신(mucin)에서 분리된 섬유로 형성된다. 즉, 지방이나 콜레스테롤과는 아무 관련이 없다. 오히려 알끈이 또렷하게 보이는 달걀일수록 더 신선하다. 시간이 지나면 알끈이 점차 투명해지고 흐릿해진다. 이는 달걀의 수분이 빠져나가고 단백질 구조가 약해지기 때문이다. 달걀을 깨서 알끈이 단단하고 선명하게 붙어 있다면 신선한 상태라는 뜻이다. 반대로 거의 보이지 않는다면 유통기한이 가까워졌거나 보관 기간이 길었다는 의미다.


'알끈'은 먹어도 전혀 문제 없다

5680_9179_026.jpg 달걀 알끈. / Maximillian cabinet-shutterstock.com

알끈은 익히면 흰자와 함께 자연스럽게 섞인다. 조리 후에는 형태도 사라지기 때문에 굳이 제거할 필요가 없다. 일부 요리사가 미관상 제거하는 경우가 있지만 영양 면에서는 차이가 없다. 프라이처럼 노른자를 그대로 유지해야 할 때는 핀셋으로 살짝 빼도 되지만, 스크램블이나 계란찜처럼 부드러운 요리는 체에 한 번 걸러내면 된다. 다만 이것은 취향의 문제일 뿐, 알끈이 몸에 해로운 성분이라는 근거는 전혀 없다.


김동진 국장은 “알끈은 인체에 무해하고 오히려 신선도의 지표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즉, 하얀 실처럼 보이는 알끈은 피해야 할 것이 아니라 좋은 달걀을 고르는 기준 중 하나라는 말이다.


달걀 속 '빨간 점'의 정체

5680_9176_026.jpg 달걀 빨간 점. / kathrinerajalingam-shutterstock.com

달걀을 깼을 때 간혹 노른자 위에 작은 붉은 점이 보일 때가 있다. 이를 보고 상했거나 피가 섞인 것으로 오해하지만, 이 역시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이 점의 이름은 ‘혈반’이다. 달걀을 형성할 때 모세혈관이 터져 소량의 피가 섞여 들어간 것이다. 사람의 상처가 아물며 남는 흔적처럼, 닭의 생리 과정 중 생기는 일이다. 섭취해도 몸에 전혀 해롭지 않다. 가열 시 완전히 익기 때문에 맛이나 향에도 영향을 주지 않는다.

5680_9177_026.jpg 달걀 프라이 만드는 과정. / siamionau pavel-shutterstock.com

혈반은 닭의 품종이나 산란 환경에 따라 드물게 생길 수 있다. 특히 산란 과정에서 스트레스를 받거나 나이가 든 닭에서 조금 더 자주 나타나지만, 결코 품질 불량의 신호가 아니다. 단백질과 미량 영양소 구성에도 차이가 없다. 눈으로 확인할 때 불쾌감을 느껴 제거하는 사람도 있지만, 이는 순전히 외관상의 이유다.


달걀 껍데기 색으로 영양을 구분할 수 있을까


달걀을 고를 때 많은 이들이 갈색 껍데기가 더 좋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껍데기 색깔과 영양은 아무런 관련이 없다. 닭의 품종이 달라 껍데기 색이 다르게 나타날 뿐이다. 흰 닭은 흰 달걀을, 갈색 닭은 갈색 달걀을 낳는다. 영양이나 신선도, 맛의 차이는 없다.


달걀 보관, 씻는 게 좋을까

5680_9181_218.jpg 달걀 세척하는 모습. / DG FotoStock-shutterstock.com

달걀을 씻을지 말지는 국가별로도 기준이 다르다. 미국이나 일본은 세척 후 냉장 보관을 권장하지만, 유럽은 오히려 씻지 않는다. 껍데기 표면에는 보이지 않는 보호막이 있어 세척 시 이 막이 사라진다. 씻은 뒤 바로 섭취한다면 괜찮지만, 장기간 두면 신선도가 떨어진다. 달걀은 껍데기를 통해 미세하게 공기를 주고받기 때문에 씻지 않은 상태로 보관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보관할 때는 산란일자가 찍혀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가장 확실하다. 깼을 때 노른자가 볼록하게 솟고 흰자가 넓게 퍼지지 않은 것이 신선한 달걀이다. 또한 둥근 쪽(둔단부)을 위로 향하게 보관하면 내부의 공기 주머니가 손상되지 않아 더 오래 신선하게 유지된다. 겨울철에는 상온 보관이 가능하지만, 여름에는 냉장 보관이 필수다. 냉장 보관 시에도 2주를 넘기면 풍미가 떨어진다.


달걀은 작은 크기 안에 여러 정보가 숨어 있다. 알끈의 선명도는 신선도를 알려주고, 혈반은 품질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껍데기 색은 단지 닭의 품종 차이일 뿐이다. 다음에 달걀을 깰 때 하얀 끈과 빨간 점이 보여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오히려 그것이 ‘진짜 달걀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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