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복 냄새 안 빠지는 이유, 섬유유연제 때문일 수도
세탁 후 옷감을 부드럽게 만들고 향기를 더해주는 섬유유연제가 오히려 옷의 기능을 망칠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소비자들의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지난 15일 코메디닷컴은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 등을 인용해 잘못된 섬유유연제 사용이 섬유 성능 저하, 피부 자극, 화재 위험 등 다양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수건, 운동복, 방수 의류 등 특정한 기능을 위해 제작된 섬유 제품에 섬유유연제를 사용할 경우, 흡수력과 통기성이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겉보기엔 더 부드러워졌다고 느낄 수 있으나, 실제로는 잔여 성분이 섬유 내부를 막아 오히려 성능이 저하된다는 것이다.
섬유유연제는 계면활성제, 유화제, 향료 등으로 구성돼 세탁 후 의류를 부드럽게 만들고 정전기를 줄이는 데 효과가 있다. 영국 소비자 단체 ‘Which?’의 세탁 관련 보고에 따르면, 섬유유연제는 섬유 표면에 얇은 왁스성 막을 형성해 물의 침투와 증발을 방해한다.
수건은 섬유유연제 사용 시, 가장 큰 영향을 받는 섬유 중 하나다. 표면에 코팅이 쌓이면 물을 흡수하는 능력이 급격히 줄어든다. 반복해서 사용할수록 유연제 잔여물이 누적돼, 수건이 점점 뻣뻣하거나 바삭한 질감으로 변하기도 한다.
흡수력이 저하된 수건은 물기 제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세균 번식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또한 땀을 자주 흘리는 여름철에는 피부 자극 가능성도 커진다. 잘 말리지 않은 수건에 남은 수분과 잔여 유연제가 피부에 닿으면서, 가려움이나 발진 같은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땀을 빠르게 흡수하고 배출하는 역할을 하는 스포츠웨어 역시 섬유유연제를 피해야 할 대표적인 섬유다. 러닝셔츠, 요가복, 트레이닝 웨어 등 기능성 의류 대부분은 통기성과 땀 배출을 위해 미세한 섬유 구조로 설계돼 있다. 여기에 섬유유연제가 코팅막을 형성하면, 통풍이 원활하지 않아 땀이 제대로 증발하지 않게 된다.
또한 고어텍스처럼 방수·투습 기능을 가진 고기능성 재질이나 수영복에 사용되는 라이크라 소재도 유연제에 약한 편이다. 반복적인 섬유유연제 세탁은 소재의 구조를 변형시켜 방수 성능이나 탄력성까지 감소시킬 수 있다.
울, 캐시미어 같은 천연 섬유도 마찬가지다. 부드러운 촉감을 유지하기 위해 섬유유연제를 사용하는 경우가 있지만, 오히려 섬유 사이에 유연제 잔여물이 쌓이면 오염물이 쉽게 제거되지 않고 섬유 조직이 손상되는 경우가 발생한다.
섬유유연제에 포함된 향료, 보존제, 안정제 등 일부 화학 성분은 피부에 직접 닿을 경우 자극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향이 강한 제품일수록 화학 성분이 많기 때문에, 민감성 피부나 아토피 피부염이 있는 경우 주의가 필요하다.
또한 섬유유연제는 지방 성분을 기반으로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아, 섬유의 인화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난연 처리가 된 커튼, 가구 커버, 어린이 옷 등에 유연제를 사용할 경우 방염 기능이 약해져 화재 발생 시 불이 더 쉽게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섬유유연제는 모든 세탁물에 반드시 필요한 제품이 아니다. 오히려 잘못 사용할 경우, 의류의 기능과 수명을 떨어뜨릴 수 있다. 수건이나 운동복처럼 흡수력과 통기성이 중요한 옷에는 섬유유연제를 피하는 것이 좋다. 고어텍스 같은 방수 소재나 울, 캐시미어 등 천연 섬유에도 사용을 자제하는 편이 낫다. 세탁 전에는 의류 라벨을 확인해 세탁 지침을 따르는 것이 기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