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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획하는 족제비 Nov 13. 2024

시나리오 중심으로 기획하기

S-OJT 후기



회사에서 '현장맞춤형 체계적훈련(S-OJT)'을 진행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LG에서 도합 약 20년가량 근무하신 UX/기획 전문가를 초빙해서 3일간 듣는 교육인데, 9월에 전 조직 리더님이 신청해 주신 덕분에 교육에 참여할 수 있었다.


교육 첫날의 주제는 1) 혁신적인 UX 디자인(Innovative UX Design)과 2) 기업과 프로세스 그리고 문화(Organization, Process & Culture).


항상 회고를 작성하며 고민하고 언급한 내용인데, 기획자라면 응당 가질 수밖에 없는 의문을 전문가의 시선에서 풀어주는 게 좋았던 시간이었다.



빅테크의 기획과 UX

좋은 기획, UX를 설계하기 위해서는 기획자, 디자이너, 개발자가 모두 함께 제품 개발 과정에 참여해서 사용자 경험을 설계하고, 단순히 기능을 만드는 것을 넘어 진정한 '경험'을 창출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빅테크 회사들은 사용자 중심의 혁신적인 서비스를 어떻게 기획할까? 이 교육은 강사님의 빅테크 등 다양한 근무 경험에 바탕을 두고 있다.


실제로 사용되고 있는 기획 및 UX 디자인 접근 방식을 중심으로 혁신적인 사용자 경험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살펴보자.



UX, 모든 기획의 출발점

ⓒ작가 편집

서비스든 상품이든 기획의 근간에는 사용자 경험(UX)이 존재한다. 그러면 UX란 뭘까? 서비스, 상품을 사용하는 사용자의 '느낌, 태도, 행동'을 뜻한다. 그래서 UX를 설계한다는 것은 제품, 서비스 생애 전반에 걸쳐 사용자의 경험Experience과 니즈Needs를 고민함을 의미한다.


그래서 UX 설계는 기획자'만'의 역할이 아니다. 기획자부터 디자이너까지 전반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다만 UX가 인터랙션으로 표현될 때, 디자이너와 개발자가 이해할 수 있는 수준으로 화면을 그리거나 의도를 전달하는 과정을 기획자가 조금 더 리드할 뿐이다.


Question.
(강사님이 '기획 마인드가 있는 개발자'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언급한 상황)
강사님이 생각하기에 ‘기획 마인드가 있는 개발자’는 어떤 사람인가요?

Answer.
기획 마인드를 가진 개발자는 기능이 정해졌을 때 그 기능이 사용자에게 어떤 경험을 줄지, 만족스러운지, 다른 문제가 없는지를 고민하고 의견을 제시하는 사람입니다. 단순히 개발 비용이나 구현 가능성만을 고려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 경험을 개선하기 위해 기획 단계에서부터 참여하고 기획의 의미를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기획 스펙이 완성되기 전부터 개발자가 참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혁신적인 UX 디자인의 목표

'혁신적인' UX 디자인은 사용자가 제품이나 서비스를 사용할 때, 그 경험이 단순한 편리함을 넘어서 감정적 연결을 이끌어낸다는 목적을 가진다.


목표는 다음과 같다:  

1. 사용자와 깊은 감정적 연결: 감정적으로 연결할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한다.

2. 필요한 기능만 제공: 과하거나 부족하지 않도록 정확히 필요한 기능만을 제공한다.

3. 자연스럽고 쉽고 간편한 작동: 사용자에게 자연스럽고 직관적인 사용 경험을 제공한다.

4. 사용자를 웃게 만드는 경험: 사용자가 다른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어질 정도로 감동을 주는 경험을 제공한다.

5. 일관되고 원칙 있는 디자인: 제품의 각 요소들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좋은 품질의 경험을 느낄 수 있도록 만든다.



시나리오 중심의 기획(SFE):
고객의 '드림 스테이트'를 반영하라

이 접근법은 고객의 실제 요구와 욕구에 집중하고, 반복적인 실험을 통해 최적의 솔루션을 찾아내는 것을 목표한다. 강사님 말에 따르면 빅테크 회사는 기획의 초점을 보통 사용자 시나리오둔다고 한다. 이때 시나리오는 단순히 기능 목록이 아니라, 고객의 드림 스테이트를 반영하는 방식으로 작성한다. 우선 아래 시나리오를 보자.

바람직하지 못한 시나리오 ⓒ작가 편집

어떤 점이 바람직하지 못할까? 크게 두 가지를 말할 수 있다:

1. 시나리오의 주인공이 어떤 사람인지 모르기 때문에 공감(몰입)할 수 없다.

2. 주인공의 행위와 해결 방법을 시나리오에서 이미 '정의'했기 때문에 공급자의 관점에서 볼 수밖에 없다.


주인공이 누군지 모른다면 그에게 몰입하고 공감할 수 없다. 왜 그런 생각을 하고, 그런 페인포인트를 겪는지 이해할 수 없으니 기획자 본인의 직관에 의존한 결과물이 나오게 된다.


그리고 해결 방법을 이미 시나리오에서 정의하는 바람에 더 창의적이고, 가치 있는 방법이 나오기 힘들어진다. 이는 기획에서 '방법(How)에 매몰되는 사례'를 얘기할 때와 같은 이유다.


따라서 잘 작성된 시나리오는 다음과 같은 요소들을 포함해야 한다:  

1. 고객의 실제 상황과 감정: 고객이 어떤 맥락에서 문제를 겪고 있는지, 그 과정에서 느끼는 감정은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해야 한다.  

2. 구체적인 해결 방법 명시 안 함: 해결 방법을 명시하지 않고,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에 대한 여지를 남겨 두어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3. 고객의 목소리로 이야기하기: 기술적인 용어 대신 고객의 목소리로 이야기하며, 고객의 입장에서 경험을 이해하려고 해야 한다.


이제 바람직한 시나리오를 보자.

바람직한 시나리오 ⓒ작가 편집


사진을 보면 어떤 상황에 처한 누구인지 알 수 있고, 그가 가지고 있는 페인포인트를 알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주인공이 겪은 페인포인트를 해결할 수 있는 드림 스테이트를 생각하고, 드림 스테이트를 달성하기 위한 아이디어를 구체화해 나간다.


첫 시나리오처럼 '엑셀'이나 'ChatGPT'를 사용한다는 구체적인 해결 방법을 굳이 작성하지 않아도 된다. 해결 방법은 이 시나리오를 우리가 해결해야 된다가 정해지고 나서 고민하자.


이처럼 시나리오는 사용자가 어떤 문제를 겪고 있고 그 문제를 해결한 후의 이상적인 상태를 상상하며 작성하는 게 바람직하다. 이러한 시나리오는 개발자와 디자이너 모두가 공감하고 목표로 삼을 수 있는 방향성을 제공할 것이다.



시나리오 작성 규칙

위의 예시를 바탕으로 정리한 시나리오 작성 규칙은 이와 같다:

1. 해결 방법 제시 금지: 문제 해결 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는다. 제시하는 순간 생각이 제한된다.

2. 고객의 ‘드림 스테이트’ 묘사: 시나리오는 ‘고객이 감동할 순간’을 상상하며 작성한다. 이상을 그려야 무난하지 않은 결과물이 나온다.

3. 문제의 시작부터 끝까지: 시나리오는 주인공의 등장부터 종료까지 전 과정을 다룬다. 그래야 몰입해서 더 나은 방법을 고민할 수 있다.

4. 비전과 제품 수준에만 적용: 피로도, 효율성을 고려해 불필요한 시나리오 작성은 피한다. 단순한 기능 구현에 시나리오가 필요하지는 않다.



좋은 시나리오를 작성하는 방법,

SPICIER

SPICIER는 좋은 시나리오를 위한 중요한 요소들을 강조한다. SPICIER 가이드라인은 다음과 같다.

SPICⓒ작가 편집

S: STORY이다. 시나리오는 이야기 구조를 갖추어야 하며, 시작, 중간, 그리고 결말이 있는 서사를 통해 독자에게 '명확한 내러티브'를 전달해야 한다.

P: PERSONAL Details이다. 시나리오에는 개인적인 세부 사항을 포함하여 고객의 실질적인 맥락이나 페르소나를 반영해야 한다. 이러한 세부 사항을 통해 독자는 시나리오의 상황을 더 깊이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다.

I: IMPLEMENTATION-FREE는 시나리오를 해결 방법에 대한 구체적인 기술적 구현 없이 작성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렇게 하면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자유롭게 나오도록 장려할 수 있다.

C: CUSTOMER’s Voice는 시나리오를 고객의 관점에서 작성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술의 기능에 초점을 맞추지 말고, 고객의 경험과 그들이 직면한 문제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야 한다.

I: INSIGHT는 고객의 니즈에 대해 깊이 있는 통찰을 드러내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고객이 명확히 언급하지 않은 숨겨진(잠재적인) 니즈를 이해하고 반영하는 것이 중요하다.

E: EMOTIONS & ENVIRONMENT는 고객의 감정과 환경을 포함하여 감정적인 연결을 형성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고객이 실제로 처한 맥락을 이해하고 시나리오에 몰입하게 된다.

R: RESEARCH는 시나리오가 실제 연구에 기반해야 하며, 고정관념이나 가정에 의존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구에 근거한 시나리오는 신뢰성을 더하고, 고객의 실제 경험에 더 가까운 내용을 담을 수 있게 한다.



시나리오 작성법을 되게 다양한 사례로 학습했던 하루였다. 유저 스토리와 결이 비슷하지만 이와 조금 다른 접근 방법이어서 뜻 깊었다.



레퍼런스

https://www.microsoftpressstore.com/articles/article.aspx?p=2270716

https://brunch.co.kr/@brik/6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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