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연한 곡조의 후예
서른
by
화니와 알렉산더
Aug 25. 2024
사내가 떠난 방에는
첼로 활만 남아 있었다
활 없이 첼로만 등에 메고
어디로 떠났단 말인가
남편은 그를 세입자로
받지 말자고 했다
풍문에 의하면 그는
미쳐버린 예술가라고 했다
나는 어쩐지 그를 신용했다
사내가 제사를 지낸다며
밤새 첼로를 연주한 밤이 있었다
그는 자신이 어느 곡조의 후예라고 말했다
그 곡조는 필시 처연한 곡조일 거라고
나는 말했다
조상을 닮아 처연한 곡조가 되어버린 사내는
활 없는 첼로를 메고 어느 거리를 헤매고 있을까
눈을 감았다 뜬다
나는
활 없는 첼로를 메고 어느 고장을 헤매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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