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화니와 알렉산더 Jan 24. 2024

한때의 햇살

1월 24일

카페 안으로 한 사내가 들어온다

창가 자리에 앉은 사내는 남루한 패딩의 주머니에서

어제를 꺼내 테이블 위에 놓는다


세상은 얼마간 귀찮다는 듯이

머리에 장막 같은 헤어폰을 두른다

사내의 옷에 빈곤이 덕지덕지 붙어있다


사내는 가방에서 필통을 꺼내고

창가 자리에 앉은 사내는 남루한 필통의 주머니에서 

한때의 햇살을 꺼내 테이블 위에 놓는다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재롱을 피우는 작은 햇살

일순 햇살을 바라보는 사내의 미간에서

찰나의 행복이 발굴된다


햇살을 수집하고 

기대를 캐고 다니던 때가

저 사내에게도 있었나보다

작가의 이전글 바보들의 결탁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