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스토텔레스와 순두부찌개

#3

by 화니와 알렉산더

평범한 내가

유명한 소설가 같은 게

되어 보겠다고

시학 같은 걸 주워 읽는다


희극의 주인공은 우리보다 못난 사람

비극의 주인공은 고결하고 잘난 사람


아리스토텔레스가 적었다


범속하게 살고 희극의 주인공이 될 것인가

위대하게 살고 비극의 주인공이 될 것인가


밀린 설거지를 하며 하는 생각


이 나라의

민주주의와

백년대계와

공화주의와

저널리즘과

이런 이즘과

저런 이즘과

이런 것들 대신


순두부의 유통기한이 14일까지라

순두부찌개를 끓이며

계란을 두 개 넣을까

세 개 넣을까

고민하는 나는

애초에 글러먹은 걸까


위대한 파멸과 저열한 평화

성스러운 하강과 세속적인 지속


어떤 슈퍼스타들은 전성기 직후에 몰락한다


순두부찌개에 계란 세 개를 깨 넣으며 하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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