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만찬은 끝내 오지 않았다

by 진하준

너를 울게 했다는 죄책감에 나는 관계를 포기하려 했다.
함께할 자격이 없다고 믿었고,그 믿음은 자책의 언어로 굳어져
결국 너를 멀리 밀어냈다.

아이러니하게도, 나의 감정은 폐쇄되지 않았다.
그 어떤 관계도 너의 빈자리를 대체할 수 없었고,

그 누구도 너처럼 '보고 싶은 존재'가 되지 못했다.



사랑은 본질적으로 불확정적이다.
명확한 정의도, 뚜렷한 증명도 없이
흐릿한 감정선 위에서 태어나고,
또 그렇게 무너지곤 한다.

그럼에도 나는 매일 밤
한 사람분의 식탁 앞에 앉아
말이 아닌 문장으로
사랑을 정렬한다.
되풀이되는 진술 속에서
"사랑해"는 결국,
아무에게도 닿지 않는 언어가 된다.


그래서 나는 마침내,
말이 아니라 행위로 사랑을 증명하고자 했다.
눈물로 간을 맞추고,
기억으로 재료를 고른 요리를
조심스레 내민다.


비록 그것이
수천 번의 밤을 견뎌도 다하지 못할 감정이라 해도,
수만 번을 반복해도 익숙해지지 않는 그리움이라 해도.

그 마음은 사라지지 않았다.
그 대상은 여전히 너였다.
그 시간은 분명 우리였다.


나는 아직도,
네가 받아주지 않은 마지막 만찬을
식지 않게 붙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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