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이안 풍경

by 여행하기 좋은날

다낭 여행을 가기 위해 알아보던 중 사람들이 호이안을 함께 방문한다는 걸 알게 됐다. 호이안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여행객들의 많은 사랑을 받는 곳이라고해 우리도 다른 사람들처럼 호이안에 가보자며 일정에 넣었다.

다낭시내에서 호이안까지는 한시간 남짓 거리라 당일로 여행하는 사람들도 많았지만 난 만삭의 임산부였기 때문에 여유롭게 1박으로 계획했다.

별 기대없이 갔던 호이안은 다낭의 전체 일정 중에서 가장 좋았던 기억으로 남았다. 투본강의 잔잔한 물결 뒤로 보이는 이국적인 건물들 사이 알록달록한 등이 늘어진 구시가지 거리는 단번에 내 마음을 사로 잡았다. 화려한 듯하면서도 고요한 호이안은 눈 돌리는 모든 곳에 시선이 머물렀다. 그 풍경 한가운데 앉아 커피도 마시고 맥주도 마시고 싶었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어 여행의 행복보다 아쉬움이 크게 남았다. 다음에 꼭 다시 와야지 다짐했다.

<2017년 호이안 별이>

그로부터 2년 뒤 마음속 호이안의 풍경이 사라지기 전에 다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다낭으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잠을 자지 않을 것 같던 둘째가 1시간 30분을 남겨놓고 잠이 들었다. 2살이었던 아이가 비행기에서 잘 지내도록 놀아주느라 많이 지쳐있던 터라 낮잠은 내게 큰 선물 같았다. 잠들자마자 간절했던 맥주를 주문해 마시며 휴식을 취했다.

공항에 내리자마자 호이안으로 달려갔다. 더 가까이, 오래 보고싶어 호텔도 구시가지 거리안에 있는 곳으로 예약했다. 체크인하자마자 방에 짐을 던져두고 거리로 나왔다. 내연교에 많은 사람부터 노란빛의 건물들 사이 알록달록한 등이 걸려있는 모습은 2년 전으로 돌아간 듯 그 모습 그대로였다. 이번엔 하나도 놓치지 않고 온전히 즐기고 갈 예정이다.

6월의 호이안은 한국의 한여름처럼 더웠다. 상점에 앉아 커피도 마시고, 아이스크림도 먹었다. 걷기 힘들 아이들과 인력거를 타고 둘러보기로 했다. 맛있는 쌀국수와 반미, 모닝글로리 등을 먹을 땐 맥주도 곁들였다.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엽서를 써서 국제우편도 보내고, 딸과 아오자이를 맞혀 입고 밤거리를 걸었다.

마지막 날 아침 여섯 시, 아이들은 잠든 시간 호텔에서 자전거를 빌려 구시가지를 한 바퀴 돌았다. 저녁에는 사람들로 북적이던 거리가 이른 시간이라 상점도 문을 닫고 사람도 없어 더욱 고요했다. 간혹 보이는 출근하는 사람들 사이로 자전거를 타고 있으니 온전히 호이안에 스며드는 것 같았다. 늘 이곳에 있었던 것 같이 마음마저 편안했다.

내가 없는 동안 호텔에 두고 온 아이들이 혹시 깨는 건 아닐지 걱정도 되었지만, 이 기분을 조금 더 느끼고 싶었다. 이왕 나왔으니 조금 더 둘러보자며 구지가지를 벗어나 투본강하루 선착장까지 달려갔다. 바다처럼 넓은 강은 한적하고 여유로웠다. 선착장에는 엄마를 기다리는 아이처럼 크고 작은 배들이 제각각 서 있었다. 그 모습을 보니 아이들이 보고싶어졌다. 그렇게 호이안의 자전거 여행은 끝났다.

호텔로 돌아가는 길 한인 마트가 보여 아이들에게 줄 음료와 요구르트를 샀다. 도착해보니 아이들은 깨지 않고 잘 자고 있었다. 마지막 호이안 풍경까지 볼 수 있게 도와준 아이들에게 고마움 마음이 들었다.

2년 전 아쉬웠던 마음이 없었다면 다시 호이안을 찾았을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분명한건 언제 어떤 마음으로 왔더라도 호이안의 풍경을 날 설레게 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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