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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는 남자

뿌리다와 뿌리내리다

by Christina Lee

모 심는 심정으로 가꾸라고만 했던 시절은 가고

날마다 고개 젖혀 흘러가는 구름을 찍었다

뿌리는 것보다도 뿌리내리는 것이 자랑스러운 일이라는 걸 몰랐던 거다


소쩍다, 소쩍다, 울음소리가 나의 어딘가에 심겼다

붕 떠오른다, 떡잎이 돋아나는 창가

지하의 방 한 칸


그의 삶을 다 이해할 순 없지만,

떡잎에 눈길을 줄 틈이 그에게 있었을까,

과묵함에 가려진 농부의 마음 으쌰으쌰,


씨앗을 뿌리는 것보다

떡잎에 눈길 한 번 더 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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