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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류

by Christina Lee

빠진다는 건 소용돌이

휩쓸려 내려간다

사람들은 다들 사랑에 빠지려고 한다

급류에 휩쓸려 허우적 거린 게 엊그제인데

그걸 고새 또 잊어버렸나보다


또 헤어나오지 못할까봐

먼저 급류 속으로 밀어넣었다

어푸어푸 고래 분수를 내뿜던 와중

죽느냐 사느냐를 고민한 햄릿과 만난다

역시나 또 혼자다


빠지지않고 흘러갈 순 없었을까

머물지 않고 스쳐지나갈 순 없었을까


눈치싸움 수수께끼 끝에 또 남은 마지막 한 글자


마음이 자라는 순간

처절하게 혼자이지 않을 순간에

철저히 혼자인 봄

시리게 빛나는 계절에 손이 아리다


한강둔치 자전거를 타다 쓰러진 아이야

생채기 난 팔뚝이 아픈 것이니

봄공기가 아직 차가워서 더 쓰라린 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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