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1/19(수) 교육사 수업에서 OOO 학생이 발표한 내용에 대한 소감문을 작성하려고 한다.
발표 주제는 다음과 같았다.
9) 교사라는 직업이 다른 직업과 구분되는 특성을 가진다고 생각하는가. 그렇다면, 그 특성에 대해 설명해 보자. (특정직업과 비교하여 작성하여도 좋다. 예를 들어, 학교의 교사가 입시학원의 강사와 구분되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와 관련하여 작성하여도 좋다.)
OOO 학생은 공교육 교사가 사교육 강사와 구별되는 지점 중 하나로 인성교육에 있어서 깊이 개입하지 못한다는 것을 언급하였다. 그는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과외를 할 시에 학생이 문제 행동을 해도 그것을 교정하는 것이 쉽지 않았음을 지적하였다. 사교육 현장에서 강사는 학생의 성적 향상에 집중하도록 요구되며, 인성 교육은 논외로 치부되곤 한다는 것이다.
이 이야기를 듣고 △△△ 학생은 일부 내용을 반박했다. △△△ 학생은 과거 사교육 경험을 바탕으로, 사교육 강사도 학생과 정서적으로 교류하며 올바른 인성 함양에 기여할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OOO 학생이 언급했던 부분은 학생의 문제시되는 언행을 지도하는 측면의 어려움이었는데, 이는 부정적인 상황에서 사교육 강사에게 개입의 타당성이 확보되지 않는다는 주장이었다. △△△ 학생은 그런 문제상황이 아닌 일반적인(혹은 긍정적인) 상황에서의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일련의 주장을 들으면서, 사교육 강사가 학생의 인성교육에 개입하지 못하는지, 하지 않는 것인지, 그렇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지 생각해 보았다.
사교육은 대체로 효율성을 추구한다. ‘짧은 시간 안에’ 높은 질의 지식을 학생들이 최대한 많이 습득할 수 있도록 하며, 이러한 특성은 사교육 시장에서 강사의 경쟁력을 높이는 요인이 된다. 사교육 강사가 학생의 인성교육에 개입하지 못한다면, 그 이유는 이러한 시간적 이유일 수 있다. 개개인의 언행을 일일이 신경 쓸 시간에 수업 내용을 전달하는 것을 택하는 것이다. 따라서 학생의 언행이 ‘효율적인 수업 운영’에 장애가 된다면, 강사가 역으로 수업 제공을 거부하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면, 이전에 300명이 수강하는 대강의실에서의 수업 도중, 엎드려 자거나 수업 분위기를 흐리는 학생이 퇴장 조치를 당한 것을 목격한 기억이 있다. 이처럼 효율을 최우선시하는 사교육 현장에서 학생의 인성교육에 개입하는 것은 강사 개인에게는 사치일 수 있다.
사교육 강사가 학생의 인성교육에 깊이 관여하지 않는다면, 이는 학생을 전인적으로 발달시키는 책임으로부터 자유롭기 때문이기도 하다. 공교육은 교육부에서 구성한 교육과정과 교육목표, 지침을 따라야 한다. 다양한 교과목에서의 성취와 더불어 급식지도, 등교지도, 생활지도까지 하는 것이 공교육 교사의 역할이다. 학생들이 올바른 가치관을 형성하고 교육과정에서 제시하는 역량을 함양할 수 있도록 공교육 교사는 일련의 교육과 시험을 거쳐 일정한 책임을 부여받는다. 이는 책임인 동시에 자격으로도 작용해서, 사교육 강사는 학생들의 인성교육을 할 책임으로부터 자유롭지만 이에 개입할 자격을 의심받기도 한다.
김승연, 국내석사학위논문 중앙대학교 교육대학원, 2008. 서울, 18쪽
이러한 공교육의 대표 기관인 학교는 사회가 필요로 하는 지식을 함양하여 전문가 사회에서 적응할 수 있도록 세분화된 교육을 실시한다. 또한 학생들에게 그 사회집단의 규범과 행동양식, 가치관 등을 학습하여 내면화하도록 하고, 사회에 필요한 지식과 기술을 가르쳐 선발된 인재를 적재적소 배치하는 역할을 해왔다.
사교육 강사가 현실적인 이유로 학생들의 인성 교육에 직접적으로 개입하기 어려운 경향이 있는 것에는 동의한다. 다만, 강사가 올바른 언행의 모범이 되거나 학생들과 정서적으로 교류하며 그들의 긍정적인 가치관 형성에 기여하는 경우도 더러 있으므로, 간접적인 인성 지도의 효과는 존재할 것이다.
학생들이 사교육을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입시는 과열되고 제도는 고도화되는데 우리 공교육의 수준은 그에 수렴하지 못하고 있다. 예를 들어, 매년 6/9월 모의고사에서 수능 수학 또는 탐구과목의 새로운 주제나 유형의 문제가 출현한다. 학생들은 과거 기출문제들을 통해 학습하기 때문에, 수능에 출제되는 지문이나 문제 유형이 새로워져야 시험의 변별력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사교육 현장에서는, 소위 ‘입시 전문가’로 일컬어지는 강사들이 모든 출제 변수를 대비한 자료들을 활용해 체계적이고 심화된 커리큘럼의 수업을 제공한다. 반면 공교육은 교과서와 수능특강만을 기반으로 평준화되고 획일적인 교육을 주도하므로, 학생들이 맞춤형 학습을 하는 것에 한계가 있다. 교육자들의 긴장도 차이도 존재하는데, 시장 원리에 의해 경쟁에서 도태될 수 있는 사교육 강사는 생존을 위해 수업의 질을 지속적으로 개선하려는 노력을 기울인다. 이에 비해 공교육 교사는 안정된 직업 현장에 안주하며 변화하는 교육 흐름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교육의 질을 고려했을 때, 학생들에게 사교육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는 것이다.
김승연, 국내석사학위논문 중앙대학교 교육대학원, 2008. 서울, 66쪽
교사(강사) 관련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학생들은 학교 교사들이 학원 강사보다 담당과목에 대한 실력이나 전달능력이 부족하다고 답하였다. 이는 실제 교사의 실력이 없어서가 아니라 수업하는 데 있어서의 긴장감의 차이로 보인다. 사교육의 경우 강남지역의 중형 이상의 학원들은 강사에 대한 평가가 일 년에 두 차례 정도 이루어지고, 이것이 연봉에 영향을 주고 강사 이동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러한 각 교육 현장의 존재 이유와 특성을 바탕으로, 교육자들에게 어떠한 차별점이 있는지 생각해 보았다.
먼저, 사교육에서는 주입식 교육의 경향이 더 두드러진다. 공교육도 주입식 교육의 경향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학교에서는 교과서를 기반으로 여러 예시와 활동을 활용한 과정 중심의 학습이 가능하다. 또한 다양한 수업 모형과 학습활동을 통해 학생들의 역량(창의력, 문제해결력, 비판적 사고력 등)이 자연스레 함양될 수 있도록 한다. 반면 사교육은 직접 교수와 결과 중심 학습이 주를 이루고, 강사의 일방적인 지식 전달은 학생의 사고를 자극하기 어렵다. 즉각적이고 효과적인 성적 향상을 위해, 여러 공식이나 시험을 위한 행동강령 등을 암기하도록 강조하는 측면도 있다. 모의시험 결과로 매긴 등수를 공개하거나, 성적 상승도만으로 지난 학습의 효용성을 판단하는 모습은 이러한 사교육의 특성을 보여준다.
나아가 공교육 교사는 학생들의 사회성 발달에 일조하는 측면이 있다. 학교는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공간이 아닌, 학생들이 또래와 상호작용하고 공동체 의식을 형성하며 사회적 규범을 자연스럽게 익히는 환경이다. 이 안에서 교사는 학생들이 사회적/정서적/도덕적으로 올바르게 발달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이에 비해 사교육에서는 단기간의 목표 달성, 성적 향상, 특정 기술 습득에 집중하며, 비인지적 요소의 학습은 부차적인 영역으로 취급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사교육은 학생 간의 상호작용이 대체로 필수적이지 않고, 사교육 강사가 그들의 교우관계나 의사소통에 관심을 가질 필요성이 없는 구조이다.
김승연, 국내석사학위논문 중앙대학교 교육대학원, 2008. 서울, 68쪽
공교육에서는 정의적 영역이 사교육에서는 인지적 영역에 대한 만족도가 높게 나타났다. 특히 사회성 문제에서는 공교육이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다. 지적능력만큼이나 학생들의 사회성은 중요하고 혼자서는 불가능한 영역이다. 교육성과(교육성취) 영역의 만족도는 공교육이 정의적 영역에, 사교육은 인지적 영역에 대한 만족도가 높게 나타났다.
이번 수업은 공교육과 사교육, 각 교육 현장에서의 교육자들에 관해 깊이 고찰해 볼 수 있는 기회였다. 공교육 교사와 사교육 강사가 어떤 공통점과 차별점을 가지고 있는지, 또 공교육이 존재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근본적으로 생각해 볼 수 있었다. 나아가, 앞으로 이런 공교육 현장에서 교사로서 지향해야 할 방향은 무엇인지 고민해 보았다. 공교육만이 지닌 장점(전인적 학습, 정의적 영역 발달 등)을 부각하며, 사교육이 지닌 부정적인 측면(주입식 교육 및 경쟁 등)을 지양하는 교육이 이루어져야겠다. 공교육 교사는 넓은 시야를 가지고, 학생들의 입장에서 생각하며, 변화하는 교육적 흐름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단순히 시험을 잘 보기 위한 기계적 학습이 아닌, 유연하고 깊은 사고를 기르는 진정한 의미의 ‘학습’을 주도하는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참고문헌]
김승연. "공교육과 사교육의 학생 만족도 비교를 통한 공교육 발전 방향 탐색." 국내석사학위논문 중앙대학교 교육대학원, 2008. 서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