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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 냥이 Aug 12. 2022

여왕은 자기나라에서 행복하게 잘 살았답니다.

'나'를 버렸던 바보 공주의 이야기

  옛날 옛날 아주 먼 옛날, 행복의 나라에 잘난척 공주가 살았습니다. 왕과 왕비는 첫째 공주를 애지중지 키웠고, 잘한다 잘한다 칭찬일색 이었죠. 공주는 세상에서 가장 예쁘고 똑똑한 사람은 바로 자신이라고 생각하며 행복한 나날을 보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왕국에 큰 문제가 생겼습니다. 왕은 영토를 확장하려는 욕심에 무리한 전쟁을 이어 나갔고, 결국 온 나라는 불타버렸습니다. 전쟁에 진 나라는 가난에 빠졌고, 왕국도 점점 폐허가 되어 갔습니다. 


  공주는 생각했습니다. 


 '이웃 나라 왕자와 결혼하면 왕국을 다시 강하게 만들 수 있을 거야!'


  공주는 행복을 꿈꾸며 서둘러 결혼을 했습니다. 왕과 왕비는 왕국이 더 어려워 지기 전에 얼른 결혼을 시켜야 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결혼식을 준비 할 돈이 모두 사라지기 전에요.  


  그런데, 공주의 생각과는 달리 행복은 찾을 수 없었습니다. 이웃나라의 왕비는 늘 화가 나 있었고, 무엇이든 마음대로 하려고 했습니다. 공주가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일은 단 한 가지도 없었습니다. 


  왕자는 늘 바빴습니다. 사냥을 나가야 했고, 때로는 여행을 떠나기도 했습니다. 공주는 낯선 곳에서 왕비와 단 둘이 보내는 것이 너무너무 무서웠습니다. 공주의 나라로 돌아가고 싶었지만 돌아갈 용기가 없었습니다. 


  공주는 점점 말을 잃었고, 웃지 않았습니다. 마음이 점점 차가워진 공주는 얼음이 되어버렸습니다. 얼음이 된 공주는 더이상 움직일 수도 생각할수도 없었습니다. 울고 싶었지만 눈물을 흘릴 수도 없었습니다. 눈물이 나오자 마자 얼은 알갱이가 되어 버렸으니까요.


  얼음 공주는 생각했습니다. 


  '이건, 내가 원하는 삶이 아니야.'


  '난 누구지?'


  '기억해!'


  공주는 자신이 누군지 잘 생각나지 않았습니다. 공주는 생각하고 또 생각했습니다. 잘 웃던 공주의 모습이 조금씩 떠오르고, 잘난척 하며 선택한 일을 후회했습니다. 공주의 눈에서 뜨거운 눈물이 흘러내렸습니다. 


  그 순간 얼음이 되었던 공주는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왔습니다. 공주는 깨달았습니다. 자기 나라를 버리고 다른 나라에서 살아가는 것은 결코 행복할 수 없다는 것을요. 부유한 생활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자유를 갖는 것입니다. 


   공주는 이미 폐허가 되어 버린 자신의 왕국으로 돌아갔습니다. 그리고 여왕이 되었습니다. 


   여왕의 나라는 아주 가난하고, 힘든 일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괜찮았습니다. 스스로 삶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유를 얻었으니까요. 여왕의 나라는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습니다. 모두 행복합니다.



여왕이 돌아왔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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