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선물

살아남은 이유 감사하고 행복하기

by 꿈꾸는 냥이

사고가 났다.


비가 내리고 있었고, 도로는 한산했다. 카톡 알림 소리에 폰을 집어 들을 때 아무런 망설임이 없었다. 주행 보조장치가 켜져 있었고 반자율주행모드를 이용하고 있었다.


잠깐 눈을 내렸다 고개를 들었을 땐 도로공사를 위해 도로를 막아 놓은 빨간색 울타리가 코앞에 있었다.


본능적으로 핸들을 오른쪽 빈 공간으로 틀었고, 차는 순식간에 돌아갔다. 오른쪽 가드 밖은 낭떠러지. 급히 다시 핸들을 왼쪽으로 돌렸다. 왼쪽 가드를 들이받는 쿵 소리와 함께 차는 반대 방향으로 튕기듯 고개를 돌렸다.


'이렇게 죽는 건가. 우리 아이들은 어떡하지'


단 몇 초였을 그 순간은 마치 몇 배로 느리게 돌리는 필름처럼 수만 개로 쪼개진 것 같았다. 머리보다 먼저 반응하던 핸들을 잡은 손, 이 상황을 내려다보는 눈, 그리고 아이들 걱정을 하던 머리는 마치 각기 다른 세 명의 그것들 같았다.


어제 그 시간 도로 위에 홀로 달리고 있던 게 얼마나 다행인지. 만약 다른 차와 부딪혔거나 사람을 보지 못했던 거라면 어땠을까. 생각만으로도 아찔하다.


어제는 너무 놀라 오히려 덤덤하더니 오늘 아침 눈뜨던 순간부터 사고 나던 순간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는다. 아이들과 살아가는 내가 어떻게 한순간이라도 방심할 수 있었는지. 무책임했다는 자책과 아이들을 두고 죽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마음이 가라앉았다. 자꾸만 눈물이 났다.


문득 이렇게 다친 곳 없이 살아있는 건 아이들과 잘 살아가라는 엄마의 선물이라는 생각을 했다.


"똥 멍청이! 정신 좀 차리고 댕겨!" 엄마 목소리가 들린다.


"ㅋㅋ 엄마 미안~"


긴장이 풀리니 몸살난 듯 아프긴 하다. 후회는 여기까지! 살아있음에 감사하고 나의 아이들과 더 행복해져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