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중간고사 기간입니다.

장미처럼 우아한 60대를 위한 오늘

by 꿈꾸는 냥이


꽃멍을 아시나요? 예쁜 꽃들을 멍~하게 바라보며 머릿속을 비우는 건데요. 저는 불멍 대신 꽃멍을 좋아합니다. 꽃멍엔 빨간 장미가 가장 좋은 것 같아요. 붉은색이 체력 에너지를 올려주니 생각도 비우고 에너지도 얻고 일석이조입니다.



올해 마흔넷이 되었습니다.. 세 번째 20년을 시작한 지 3년째가 됩니다.


20살이 될 때까지 저는 마치 프리지어 같습니다. 노란 프리지어의 꽃말은 자기 자랑, 그리고 천진난만함이라고 합니다. 엄마 아빠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무엇이든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에 가득 차 있던 저의 십 대는 프리지어 그 자체 입나다. 행복했던 그때가 떠오르는데요. 영원히 행복할 거라는 생각으로 미래에 대한 고민을 깊이 해보지 않은 채 저는 스무 살이 되습니다.


세상에 나온 저는 이상과 다른 현실을 만나고 늦은 사춘기를 겪으며 아네모네가 되었습니다.


아네모네의 꽃말은 속절없는 사랑, 기다림, 허무한 사랑, 그리고 배신입니다. 영원한 행복을 꿈꾸던 저는 달콤한 결혼을 꿈꾸지만 현실 결혼은 전혀 아름답지 않다는 걸 알게 됩니다.


입을 다물어야 했고, 생각을 멈춰야 했던 제가 할 수 있던 말은 "예스" 뿐이었습니다.

새로운 가족이라는 무대에서 저의 대사는 세 마디였죠.


"아.. 네.. "

"모.. 네.... "


다른 대사를 말하면 당연히 NG였습니다.


행복하게 살아보려는 노력에도 변하지 않는 현실에 좌절하고, 바꿀 수 없다는 생각에 체념한 채 아네모네가 되어 20년을 보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살아가면서도 언젠가 내가 원하는 것을 이루리라는 작은 희망을 마음 깊이 간직하고 살아온 것 같습니다.



저는 3년 전 세 번째 20년을 시작했습니다. 3년 전 저는 제가 원하는 것들을 종이에 적어 보았는데요. 살아오면서 후회되거나 아쉬운 일들을 다시 도전해서 이루어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변화가 시작되었습니다. 오랜 고민 끝에 저는 두 번째 스무 살을 선언하며 대학원에 입학하고, 새로운 일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신나게 세 번째 20년을 살아가고 있는 저는 이제 '벚꽃'입니다. 벚꽃은 정신적 사랑, 가장 아름다운 순간, 그리고 재미있게도 중간고사라는 꽃말을 가진 봄의 꽃입니다. 제 생일이 5월인데요, 정말 저와 딱 맞는 것 같지 않나요?


벚꽃이 중간고사 꽃말을 갖게 된 건, 꽃이 피는 시기가 학생들의 중간고사 기간과 같아서라고 하는데요. 저는 지금 이 세 번째 20년이 제 인생의 중간고사 기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시험 기간엔 잠도 부족하고, 그동안의 공부 전체를 정리해야 하니 힘들고 많은 노력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시험기간이 힘들기만 한 건 아닙니다. 시험 기간은 영원히 지속되는 기간도 아니고요. 이 시기를 잘 보내고 나면, 그 노력만큼 값진 결과를 얻을 수 다는 걸 알고 있으니 힘들어도 할만합니다.


그리고 좋은 점수를 받는 것보다 더 가치 있는 것이 있습니다. 시험을 열심히 준비하는 것은 왜 중요할까요?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애쓰는 경험을 했다는 것 그 자체로 의미 있기 때문 아닐까요?.



벚꽃의 또 다른 꽃말 기억하시나요? ‘삶의 가장 아름다운 순간’이었죠. 저는 지금 두 딸과 함께 씩씩하고 재미있게 살아가고 있는데요. 벚꽃의 꽃말처럼 제 삶의 가장 아름다운 순간을 살고 있습니다.


물론 어떤 면에선 가장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지만, 저의 세 번째 20년을 제 인생의 중간고사 기간으로 생각하고 열심히 내일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원래 시험기간은 힘든 게 당연하잖아요? 분명 가치 있는 힘듬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제 인생의 중간고사를 잘 치르고 다음 맞이하게 될 20년은 우아한 장미로 살아갈 예정입니다. 올곧은 자태로 열정적인 빨간 장미의 모습으로 살아갈 저의 60대를 기대합니다.


당신의 다음 20년은 어떤 모습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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