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표가 필요한 당신, 당신의 비타민은 무엇인가요?

by 꿈꾸는 냥이


“우리의 건강을 지켜주는 대표 영양소는 ‘비타민’이다. 내게도 지친 나를 깨워주는 '나만의 비타민’이 있다.”


코로나19가 끝나면 하고 싶은 일들에 대해 생각해 보곤 한다. 보통 사람들은 1순위가 여행이라고 한다. 나는 코로나19가 끝나면 김동률 콘서트에 갈 것이다. 울림이 있는 낮은 목소리를 들을 때면 등줄기가 오싹할 만큼 짜릿하다. 신나고 기분이 좋아진다. '음악'은 나만의 첫 번째 비타민이다.

나는 유난히 목소리가 높다. 그래서인지 김동률같은 낮은 목소리를 특히 좋아한다. 하지만 음악을 들을 때 장르는 가리지 않는 편이다. 오늘은 카더가든. 어느 날은 조수미. 그리고 때로는 드뷔시를 듣는다. 어느 비 오는 날에는 재즈가 가슴 떨리게 좋고, 어느 날에는 신승훈이 딱이다.


매일 아침 눈을 뜨면 플레이 버튼을 누르고 아침 루틴이 시작된다. 잔나비로 잠이 깨고, 나만의 비타민 김동률로 달달한 하루를 시작한다. 매일 같은 노래를 같은 순서로 들으며 하루의 순서를 그려본다. 나만의 루틴, 나만의 비타민이다. 오늘도 좋은 일이 생길 것이 분명하다. 벌써부터 기분이 좋아진다.


음악, 영화, 그리고 꽃은 내가 필요한 순간에 힘이 되어주는 소중한 친구들이다. 하루 중 어느 시간이든 만날 수 있다. 내가 원하는 곳이라면 어디든 좋다. 일과 공부, 그리고 때로는 사랑에도 힘든 순간이 있기 마련이다. 그 순간 바로 떠오르는 기분 좋은 것들이 있는가?


나만의 두 번째 비타민은 영화다. 특히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은 백 번을 넘게 본 인생 영화다. 고3 생활을 쉴 새 없이 보냈다. 시험이 끝나는 마지막 날은 이 영화를 보고 잠을 푹 잤다. ‘프리미엄 코스’를 즐긴 것이다. 나만의 비타민으로 다음 시험까지 달릴 수 있었다.


이 영화는 견습 수녀 ‘마리아’가 노래에 빠져 미사에 지각하는 에피소드로 시작한다. ‘마리아’는 본트랩가에 가정교사로 가게 되고, 일곱 명의 아이들과 노래를 통해 교감한다. ‘My Favorite Things(내가 좋아하는 것들)’는 마리아가 폭풍우 내리던 날 밤에 무서워하는 아이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불러준 첫 번째 노래다. 노래의 가사를 보면 이렇다.


반짝이는 구리 주전자, 따뜻한 털장갑, 노끈 묶인 갈색 소포 꾸러미. 모두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지. 크림색 조랑말, 바삭바삭한 사과파이, 초인종 소리, 썰매 종소리. (중략) 이렇게 떠올리면 기분 좋아지는 것들이 이어진다. 그리고 노래는 ‘마음이 울적할 때 좋아하는 것들을 떠올리면 기분이 한층 나아지지’로 끝난다. 이 노래로 아이들은 천둥번개의 무서움을 잊는다. 그리고 경계심을 풀고 마리아에게 진심으로 다가가게 된다. 이 노래는 각자의 비타민을 갖고 살아가는 것이 우리의 삶에 활력이 된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십대의 나는 이 영화를 통해 사랑의 여러 모습을 보고 나만의 생각을 정리해 볼 수 있었다. 남녀의 사랑, 가족 간의 사랑, 하나님에 대한 사랑 그리고 국가에 대한 사랑이 영화 전반에 잘 녹아 있다. 특히 신뢰와 믿음이 바탕이 된 가족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내 진로에 가장 영향을 많이 준 요소가 ‘가족’이라는 점에서 더 의미 있는 영화이다. 영화는 나만의 비타민이다. 그리고 나의 가치관에 영향을 주는 간접 경험의 장이다.


나에게 힘을 주는 세 번째 비타민은 ‘장미꽃’이다. 장미는 예뻐서 좋다. 안개꽃이 섞이지 않은 붉은 장미 작은 다발을 손에 들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평소의 그 길과 같지 않다. 입가엔 미소가 번지고 발걸음이 우아하다. 이왕이면 일곱 송이면 더 좋겠다. 살짝 많은 듯한 느낌이 부자가 된 것 같다. 7은 행운이라고 하니 더 좋다.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 책상 한쪽에 꽃이 있다면 걱정이 줄어든다. 붉은 색을 무심히 바라보면 에너지가 충전되는 것 같다. 나는 이것을 ‘꽃멍’이라 부른다. 타오르는 노란색 불꽃을 바라보는 ‘불멍’과는 그 느낌이 사뭇 다르다. 불꽃을 바라보면 가슴에 먹먹함이 만들어진다. 꽃을 바라보고 있으면 머릿속의 묵직함이 사라진다. 가벼워진 자리에 새로운 생각들이 차오른다.


우리는 일과 공부 그리고 사랑을 하며 살아간다. 살아가는 삶 속에서 내가 좋아하는 나만의 비타민이 될 수 있는 것들은 잠깐의 쉼이 된다. 나만의 비타민인 음악, 영화 그리고 붉은빛의 장미로 나는 힘을 얻는다. 발걸음이 가벼워지는 마법이 내게 생길 수도 있다. 자신만의 비타민을 하나씩 준비해서 자칫 지치기 쉬운 일상에 쉼표를 찍을 수 있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