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와 관련된 케케묵은 논쟁이 있습니다. 제품의 정보, 기능 등을 이성적으로 전달하는 광고가 효과적일까요 아니면 어떠한 설명도 없는 감성적인 광고가 효과적일까요? 독자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지금 TV를 보세요. 아마도 논쟁의 결과를 금방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광고가 무엇을 말하는지 알 수 없는, 감성적인 광고가 대부분일 것입니다.
고대 그리스의 스토아학파(Stoics) 철학자들에 따르면 인간의 이성은 신뢰할 수 있는 것이지만, 인간의 감성은 지나치게 주관적이고 개별적이고 또 가변적이어서 우리가 건설적으로 사용하기에 부적절하다고 했습니다. 그 이후 유럽 계몽주의, 인간의 이성, 논리, 경험 등이 강조되면서 점차 감성의 역할은 자리가 좁아지게 되었습니다. 이와 비슷한 논리로 소비자는 합리적인 소비를 하므로 제품의 정보, 기능 등을 충실히 설명해주는 것이 광고의 주된 목적이고 제품의 판매에 도움을 줄 것으로 믿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광고 전략은 1960년대 말보르 광고(담배 광고라서 관련이미지는 실지 않습니다)의 등장으로 조금씩 변화기 시작했습니다. 말보르는 여성용 담배로 시작하였으나 광고대행사(레오버넷)에 의해 남성, 서부 이미지로 변화하여 거칠고, 사내다움의 대명사로 이미지화에 성공 하여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담배가 되었습니다. 소비자들은 왜 그랬을까요?
1990년 전후로 많은 심리학자들은 재미있는 몇 가지 실험을 하였습니다. 예를 들면 사람의 감정을 기분 좋은 상태(유쾌한 비디오 시청이나 공짜 점심 제공 등)와 기분 나쁜 상태(공포 영화 상영이나 역한 냄새에 노출되는 방식 등)로 만든 다음 여러 가지 실험을 하였습니다. 대표적으로 학생회비 인상이나, 태평양에서의 핵실험과 같은 주제에 있어서는 기분 나쁜 상태의 사람들이 기분 좋은 상태의 사람들 보다 설득적이고 이성적인 주장을 펴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반면에 마음에 드는 이성을 설득하기 위하여 어떠한 감정 상태가 보다 효과적인가에 대한 실험에서는 기분 좋은 피험자들이 기분 나쁜 상태의 피험자들보다 훨씬 더 많은 말을 했으며, 보다 효과적으로 대화하고자 노력하였고, 비언어적 표현을 더 많이 사용하였으며 자기 자신에 대해 보다 개방적인 태도를 보였습니다. 복사를 기다리는 긴 줄에 ‘제가 좀 바쁘거든요’라는 양해의 메시지는 설득적일까요? 놀랍게도 기분 좋은 상태의 피험자들에 있어서는 매우 효과적인 양보를 얻어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러한 실험들은 감정이 개인의 판단, 행동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과연 이러한 감정이 개인의 판단, 행동에 건설적인 역할을 할까요? 2000년 에버(Erber)라는 심리학자는 감정이 개인의 판단, 행동에 미치는 형태를 체계화 합니다. 예를 들면 긍정적인 감정 상태는 긍정적인 감정을 지속시키려는 동기가 발생이 되고 이러한 이유로 인해 ‘효율적 사고체계(Heuristic Process)’가 구현이 되는데 ‘효율적 사고체계’는 단순한 생각, 빠른 의사결정, 개인의 직관, 경험에 의한 신속한 결정 등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반면에 부정적인 감정 상태는 부정적인 감정에서 벗어나고자하는 동기가 발생이 되고 이러한 동기는 사람을 긴장상태 또는 각성의 상태로 만들어 ‘체계적 사고체계(Systematic Process)’를 유발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체계적 사고체계’는 절차 중시, 깊은 고려, 인과 관계에 의한 의사 결정 등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즉, 사람은 감정적이냐, 이성적이냐의 문제가 아니고 기분이 좋으면 보다 단순한 의사결정 과정을 추구하며 기분이 나쁘면 체계적인 의사결정 과정을 갖는다는 것입니다. 감정이 이성보다 위에 있는 개념 같죠?
우리는 2년마다 100만 원 정도 하는 스마트폰을 정기적으로 구매하고 있습니다(이 부분에 대해서는 다른 기회에 좀 더 자세히 다루겠습니다). 100만원 가까이 가는 제품을 살 때 우리는 과연 어떠한 결정과정을 거치나요? 아마도 제품의 성능, 기능의 차이, 그리고 제품 간의 비교 분석 등 이러한 체계적인 과정을 충분히 거쳐서 사지는 않을 것입니다. ‘전에 쓰던 브랜드라’, ‘남들이 많이 사용하는 것 같아서’, ‘그냥 이 브랜드가 좋아서’ 등등의 이유로 ‘효율적 사고체계(Heuristic Process)’로 구매하고 있지 않나요? 기업의 입장에서 보면 매번 소비자들이 제품을 구매할 때마다 비교 분석하고, 타 제품과의 비교를 통해 구매하는 것을 원하지 않을 것입니다. 소비자의 의사결정이 빠를수록 기업은 다른 손님을 맞이할 수 있으니, 우리 제품을 구입하는데 있어 보다 효율적인 의사 결정을 하기 바라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오늘날 많은 광고들은 보다 많은 즐거운 감정을 유발하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비단 광고에서 뿐만 아니라 매장의 분위기, 판매사원의 웃음 등 소비자의 구매 과정의 모든 것을 즐거운 마음 상태가 되도록 유지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는 앞서 설명한 것과 같이 인간의 태도를 가장 효과적으로 변화하기 위한 방안에서 나온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이 기업의 마케팅 활동에만 적용이 될까요? 절대 그렇지 않다는 걸 제 글을 읽은 독자들은 금방 알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