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을 함께하며

부부가 함께 장사하기

by 혜복

며칠 있으면 그와 내가 한 공간에서 일한 지 꽉 채운 사 년이 된다. 이 일을 시작하기 전, 내가 저녁에 퇴근하면 그는 미지근한 온기를 남겨둔 채 출근하고 없었다. 그가 한창 바쁘게 일하는 시간, 난 꿈나라를 쏘다녔고 내가 헐레벌떡 출근준비 하노라면 그는 지친 몸으로 퇴근했다. 휴일이면 잠에 취한 그가 깰까 봐 까치발로 움직였고 전화는 언제나 매너모드로 설정했다. 황소같이 선한 그의 눈은 월요일을 앞둔 저녁이 되어서야 떠졌고 나는 배고픔을 참으며 그가 깨길 기다렸다.


같은 집에 살면서도 많은 시간을 함께하지 못했기에 함께 하는 어떤 일을 꿈꾸기도 했다. 막연히, 때로는 간절하게... 그렇게.

적지 않은 시간을 보내고, 그만큼의 대가를 치르고서야 우리는 그 생활을 청산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오랜 올빼미 생활이 그의 몸을 온전히 놔두지 않았다.


4년 전 가을, 우리는 새로운 일을 같이 시작하는 동기이자 서툰 이 세계에서 서로의 편이 되어줄 동료가 되었다. 어떤 위험이 닥치면 먼저 감싸야할 보호자이기도 했다. 그렇게 우린 모르던 세계로 동시에 입문했고 내가 쉽지 않음을 통감할 때 그도 동시에 느꼈으며 절망도 공유했다. 한때는 그렇게 같이 있고 싶던 사람이건만 때론 걸림이 되기도 했고 어느 순간엔 가장 큰 적이 되어 있기도 했다. 떨어져 생활할 때 느끼지 못했던 점이 생각보다 많았다.


큰소리 한번 나지 않았고 남들이 사이좋다던 우리였는데...

금전적으로 어려운 시기에도 불평 없이 잘 견딘 우리였는데....

뜻대로 되지 않는 새로운 일은 사람마저 달라지게 만들었다. 그토록 자상하고 유머러스하던 사람이 예고 없이 불쑥불쑥 화를 냈고, 자기 성질을 못 이기는 모습을 볼 때마다 괴롭고 허무해 심장이 내려앉았다. 보면서도 믿기지 않는 게 더 힘들었다. 마치 잔잔한 바다에 태풍이 휘몰아치는 것 같은 그의 못 볼 꼴을 나는 혼자서 보아야만 했다. 그동안 알던 사람과 다르다는 걸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었다.


4년이라는 시간을 함께 해본 지금, 4년 이전으로 돌아갈 수도 없지만

서로의 단점을 더 많이 보아야만 할지언정 정확히 말해서 돌아가고 싶지 않다. 예전에 우리가 안 싸웠던 건 서로의 활동 시간이 달랐기에 덜 부딪혔을 뿐이다. 어차피 그와 난 많이 다르다. 내식대로 감정을 조절하며 고비를 견디는 방식이 있는 것처럼 그는 그렇게 표출을 해야 했고 그 옆엔 항상 내가 있었고 나의 말이나 행동이 도화선이 되었을 것이다. 그래도 다행이라면 어느새 그런대로 맞물려 돌아간다는 것이다. 모나고 거친 돌이 물살에 완만해지듯 그와 나도 둥글어지는 느낌이다.


든든한 동지이면서도 가장 날카로운 적이기도 한 부부 장사,

눈빛 하나로, 손짓 하나로 통하는 호흡만은 누구도 대신 못하는 완벽한 파트너이면서도, 순간순간 완벽한 분리를 꿈꾸는 게 부부 장사의 양면성이지 않을까?

오늘도 적에게서의 탈출을 꿈꾸는 나는 아침이면 든든한 동지와 함께 집을 나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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