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이로다 바흐로노바
말은 삶의 끊임없는 동반자다. 우리는 그것을 통해 생각을 표현하고, 감정을 전하며, 꿈을 그려 나간다. 그러나 삶에는 때때로 말이 무력해지는 순간이 있다. 어떤 감정은 너무 깊어서, 어떤 아픔은 너무 날카로워서 말로는 담을 수 없다. 그런 순간, 사람의 마음은 말을 멈추고 조용히 울기 시작한다. 그 침묵 속에서 태어나는 것이 바로 말 없는 구절이다. 이 구절들은 들리지 않지만 느껴지며, 쓰이지 않지만 읽혀진다. 오직 가슴으로만 읽을 수 있는 내면의 언어다.
사람은 가장 깊은 고통을 침묵 속에 감춘다. 울지 않는 눈, 외치지 않는 입, 단지 멀리 어딘가를 바라보는 시선 — 그것은 말 없는 외침이다. 말로 설명하지 않아도, 그 속에는 슬픔과 절망이 녹아 있다. 깊은 상실을 겪은 이가 하늘을 올려다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그 순간, 그의 가슴 속에서는 수천 마디의 말이 울려 퍼진다. 그때 쓰여지는 것이 말 없는 구절이다.
기쁨도 마찬가지다. 때때로 사람은 기쁜 순간에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른다. 오랜 기다림 끝에 이룬 꿈 앞에서 그는 단지 미소 지으며 눈물을 흘린다. 아무 말 없이, 그저 품 안에 안긴다. 그 안긴 순간은 온 우주의 시(詩)보다 더 큰 의미를 지닌다. 말보다 큰 행복이 거기에 있다.
말 없는 구절은 시가 아닐 수도 있다. 그것은 삶의 작은 순간 속에 녹아 있다. 밤새 잠 못 이루며 아이를 기다리는 어머니의 모습, 오래된 사진을 말없이 바라보는 노인의 눈빛, 그 모든 것이 말 없는 구절이다. 이들은 입으로 말하지 않지만 가슴으로 이야기한다. 책을 읽지 않아도, 이 구절들은 삶을 읽게 해 준다.
사람은 하루하루 가슴으로 글을 쓴다. 아침 눈을 뜨는 순간부터 밤이 깊어지기까지, 매 사건과 매 감정, 매 침묵이 새로운 구절이 된다. 그 구절은 소리 내어 읽지 않지만, 마음은 항상 그것을 듣고 있다. 어느 날 이유 없이 가슴이 먹먹하고 눈물이 날 때, 그것은 바로 당신 안에 존재하는 말 없는 구절이 "나를 들어줘"라고 속삭이는 것이다.
이 구절들은 단순한 문장이 아니다. 그것은 심장의 고동이며, 감정이 단어로 담기지 않는 상태이며, 삶 자체의 말 없는 번역이다. 눈으로 볼 수 없지만 느껴지고, 귀로 들을 수 없지만 전달된다. 이해하려면 귀가 아닌 마음이 필요하다. 듣기 위해선 청각이 아닌 감성이 필요하다. 그리고 읽기 위해선 언어가 아닌, 인간의 본성이 필요하다.
말 없는 구절은 세상에서 가장 정직한 언어다. 이 구절들은 거짓을 모른다. 그 누구를 위한 것도 아니며, 오직 자신만을 위한 것이다. 그렇기에 글자도 없지만 울림은 있고, 목소리는 없지만 의미는 깊다. 이 구절은 모든 사람의 내면에 존재하며, 때론 시가 되어 나오기도 하고, 음악이 되어 흐르기도 하며, 혹은 평생 한마디도 하지 않고 마음속에 고이 간직된다.
이 글을 읽는 당신도 아마 지금, 침묵 속에서 자신의 말 없는 구절을 느끼고 있을지 모른다. 세상에 말로 다할 수 없는 감정이 있다는 것을 알고, 그것을 조용히 안고 살아가는 우리 모두는, 그 말 없는 구절의 저자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