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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게이트 치악에서 미아 되다

동생이 듣더니 웃다가 울었다ㅏㅏㅏ...

by 미라클 소울

음력 2월2일.

남편의 생일이었다.

나는 그런 줄도 모르고 굳이 별보러 원주까지 온 게 돈질알이라고 내내 생각하며 불편했다.

지난번 제주도처럼 귀신은 나오지 않았지만 하루만 묵고 어차피 집에 가면 다 원상복귀되는데 굳이 하룻밤을 밖에서 자야했나 싶었다.




숙소는 깨끗하고 조식코스까지 준비한 남편이 가상하다마는.....사건은 집에 오는 길에서 발생했다.


내내 집에 가기 아쉬워하던 남편이 원주 근처에서 빙빙 돌다가 고속도로 치악 휴게소에서 잠간 서겠다며 차에서 내릴지 물었고 나는 안 내려도 된다고 답했다.그런데 아들내미가 음료수를 사달라고 해서 나는 차에서 내려서 편의점을 한바퀴 빙 돌면서 여유롭게 내 음료수와 함께 아들 것 음료수를 샀다.

그리고 한참을 여유있게 화장실까지 다녀와서 차있는 곳에 나와 보니 뭔가 쌔하니...우리차가 없다.

전화가 왔다. 남편의 화난 목소리.. 왜 안 내린다고 하고서 내렸냐며 있는대로 신경질을 부리는데 ...적반하장도 유분수지...벌써 출발을 해서 고속도로를 타고 있단다....

나를 빼놓고 출발을 했는데 한참을 가고도 아들이 잠에서 깨서 엄마가 차에 타지 않은 것을 발견한 것이다.


나는 여유있게 남편이 올동안 가게를 돌며 봄

스카프를 하나 사고 햇빛을 쬐면서 치악 휴게소 주변을 어슬렁거렸다.식료품 가게에 들어가 주소를 확인하고 남편이 고속도로를 타고 가버렸다고 사정얘기를 했더니 가게 주인 여사님이 남편 맞냐고 한다.ㅡ,ㅡ


다시 전화가 왔다.

남편이 위치를 잘못 찾았다며 나더러 반대편 치악 휴게소로 오라는 것이다.

나는 내 사정을 듣고 애써 웃음을 참는 커피숍 사장님의 안내로 반대편으로 가는 샛길을 찾아 나섰다.


누군가 그랬나..인생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 멀리서 보면 희극이라고..


우리집 양반은 항상 비극, 나는 항상 희극인 인생이다.




https://youtube.com/shorts/ecw3gSxyMVg?si=wLRg5VCboVt99N8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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