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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우다

by 마힐

포스트잇 한 장에 너를 채우는 건 쉽다

A4 한 장에 너를 채우는 것 또한 쉽다

너의 이름을 몇 번 적으면 끝난다


하늘에 너를 채우는 것도 쉽다

바다에 너를 채우는 것도 쉽다

그저 바라보며 너를 생각하면 끝난다


종이보다는 크고, 하늘, 바다보다는 작은

너의 마음에 내가 채워지는 건 어렵다

이미 너의 마음에 다른 이로 채워져 있으니


기다린다. 종이에, 하늘에

너를 채워가면서

너의 마음이 비워질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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