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이 있는 한옥이
옆에있어서 불편한 사람의 고민

마음을 열어야 아름다움이 보인다.

by 해윤이

수업 중에 전화가 왔다. 얼마 전에 우리 마을에 집을 사 가지고 이사 온 두 아들을 둔 아이 엄마였다. "상담 좀 해도 돼요?" 그래서 그러라고 했다. 그런데 뜻밖에 나무에 대한 것을 상담한다고 한다. 나는 어려서부터 나무를 좋아했고 나무와 꽃을 좋아한다. 우리 마을에서는 나무나 정원에 대한 상담도 많은 사람들이 나에게 한다. 우리 집 마당뿐 아니라 내가 정원을 가꿔주는 카페도 있다. 그래서 그녀와도 인연이 되었다. 그녀의 집과 그녀의 친정집이 니은자로 이어져 있고 니은자 안에 얼마 전 한옥을 짓고 새로 이사 온 사람이 있는데 한옥집 정원에 심은 나무가 자기네 집 부엌 창가에 그늘이 지고 벌레가 생길까 봐 걱정이 되어서 그런다고 한다. 그래서 무슨 나무를 심었느냐고 물어봤더니 소나무를 심었다고 한다. 그래서 나무가 있으면 좋은 점이 많은데 왜 그러느냐고 했더니 와서 보고 말했으면 좋겠다며 "선생님, 지금 저희 집에 좀 오실 수 있으시면 오셔서 봐주세요." 하길래 지금 수업 중이고 수업이 끝나고 시간을 내겠다고 했다. 그녀는 그러면 수업이 끝나고 와달라고 부탁을 해서 그렇게 하겠다고 하고 전화를 끊었다.


수업이 끝나갈 무렵 아이들에게 칠판에 그림을 그려놓고 너희들은 우리 집 옆집에서 화단도 만들고 나무도 심으면 어떻겠냐고 물어봤더니 나무가 있으면 좋은 것 아니에요. 하는 아이도 있는가 하면 나무에 벌레가 생기면 어떻게 해요. 하는 두 가지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나무에 벌레가 안 생긴다면 어떻겠냐고 물어봤더니, 아이들은 모두 나무가 있으면 새도 놀러 오고 꽃도 필 거고 너무 좋을 것 같다고 한다.


나는 수업이 끝나고 한옥집 정원이 내려다 보이는 그녀의 친정집 계단 창가에 서서 정원 주변을 바라보았다. 그 집 정원이 있어서 그녀의 집과 그녀의 친정집이 살아난 느낌이 들었다. 왜냐하면 예전에 그 집에 아는 사람이 살았는데 그 집을 나에게 사라고 했었다. 한옥 짓기 전 그 자리가 너무 지저분한 집이 있어서 사고 싶지 않았던 기억이 났다. 한옥집 정원은 한국의 정원답게 담 주변에 예쁜 꽃들도 심고 키가 2m 정도의 가느다란 소나무 세 그루를 심어 놓았다. 나는 그녀에게 옆집에서 정원을 꾸며서 바라볼 수 있는 것은 행운이라고 생각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했다. 그리고 소나무는 아무 곳에서나 잘 자라는 것이 아닌데 만약에 소나무가 잘 자란다면 그 주변 토양도 좋고 공기도 좋은 것이란 증거라고 말하며 소나무에 새들도 날아와 노래도 하고 아마도 아이들이 자라는 동안 추억을 선물해줄 것 같다고 했더니 불안한 마음을 좋은 쪽으로 생각하는 것 같았다. 그러면서 선생님 전통차 한잔 해요. 해서 내가 정원 가꿔주는 찻집이 옆에 있어서 그곳에 차를 마시러 갔다.


혹시 한옥집과 그녀와의 사이가 어떤지 찻집 사장님께 물어봤더니 한옥 지을 때 석면가루가 날려서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고 한다. 한옥을 짓는 분이 사과하고 석면을 제거하고 새로운 소재를 사용한 것 같다고 한다. 그녀와 마주 앉아 차를 따르며 새 집을 짓는다는 것은 주변에서 도와주지 않으면 많이 힘든 일인데 주변 분들이 많이 도와드린 것 같다고 하며, 그래도 높은 집이 아니라 단층 한옥 을지어서 일조건에 피해가 없고, 창문을 열었을 때 아름다운 정원이 보이는 한옥이 펼쳐지는 것은 얼마나 큰 행운이 아닐 수 없다고 이야기해 주며 이웃과 잘 지내는 것이 삶의 기쁨 중에 하나라고 했더니 그녀도 그렇게 생각한다고 동의의 표시를 했다. 그리고 차를 마시며 짧은 시간이었지만 아주 오랜만에 주변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이야기들을 그녀를 통해 들을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을 보냈다.

keyword